극심한 가뭄으로 중부 일부 지방에서는 심한 식수난을 겪고 있고 농작물 피해는 물론 공업용수 부족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국은 연도별 계절별 강수량의 차이가 커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 나타나기 때문에 치수() 즉, 수자원의 관리가 더없이 중요하다.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3배이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수자원 부존량은 세계 평균의 11%에 불과해 유엔은 한국을 물부족 국가로 분류해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간 강수량의 3분의 2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기후적 특성을 지녀 대부분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버린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 물을 받아 저장해두지 않으면 가정과 논밭 공장에 사시장철 끊이지 않고 물을 공급하기 어렵다. 92년 이후 장흥 탐진댐을 제외하고는 새로 공사를 시작한 다목적 댐이 없다고 하니 물부족 국가에서 10년 동안 치수 정책이 공백 상태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환경단체들은 수변환경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오는 댐건설보다는 물값 인상을 통한 절약과 수도관 누수 방지 등을 통해 물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주민들은 댐건설 이후 안개 발생으로 인한 농작물의 생육장애를 걱정한다.
환경단체가 강조하는 수요 측면의 물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연중 강우량이 고르지 않은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공급 측면에서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가 필요하다. 물은 삶의 질과 직접 관련돼 국민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준다.
인구 2000만명이 모여 사는 수도권은 팔당호에 의존하고 있으나 2006년경부터 물부족이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추진되던 동강댐 건설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이후 정부에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제2의 도시 부산은 낙동강 하류에서 취수를 해 상류에서 오염사고가 나면 곧바로 취수 중단으로 이어지고 가뭄에는 수질이 극도로 악화된다. 수질이 양호한 취수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합천댐 건설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태계의 변화를 덜 가져오는 기술을 개발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은 정부에 맡겨진 숙제이다. 이달중 건설교통부가 내놓을 수자원장기종합대책과 하반기에 발표할 댐건설 장기계획을 주목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