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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언론 북특권층, 그들만의 평양

Posted December. 09, 2014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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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산당 기관지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된 북한 사회를 비판했다. 런민일보가 발행하는 월간지 런민원자이()는 최근 보통 사람은 접근할 수 없는 북한의 복지 실상을 전하며 북한 최고의 산부인과 병원인 평양산원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잡지에 따르면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있는 평양산원은 복도가 모두 대리석으로 깔려 있고 로비 바닥은 100여 t의 천연보석과 각종 색깔의 돌로 치장돼 있다.

북한은 평양산원이 평양시민들을 위한 의료기관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잡지는 산모가 이 시설을 이용하려면 특별한 배경이 있거나 병원 근무자들과 연줄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평양산원은 대지 6만 m에 지상 13층 규모로 1980년 문을 열었다. 이후 2010년 개원 30주년을 맞아 내외부를 리모델링했다.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2005년 방북해 딸을 출산한 병원이기도 하다.

잡지는 평양의 고급 주거시설도 특정 계층이 독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내에 원형으로 된 최고급 고층 아파트 두 동은 가극 꽃 파는 처녀와 홍루몽에 출연한 인민예술가들을 위한 전용 주택이다. 도로 위의 자가용도 모두 당정 간부나 인민예술가, 국유기업 간부들의 차량이며 보통 사람은 경제적 능력이 있어도 차를 살 수 없다.

북한에선 평양 주민이냐 아니냐에 따른 차별도 확연하다. 북한의 명문대는 평양에 집중돼 있으며 여기에 들어가려면 대부분 평양에서 태어나 현지 호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평양의 대학을 졸업하면 우선적으로 평양 안에 있는 기업소에 배속된다.

옛 소련의 해체로 북한에 대한 전력 지원이 전면 중단된 뒤 북한 각 도시에는 전력이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평양 시내에서 걸어서 30분 거리 안에서는 24시간 전기를 쓸 수 있다. 또 1990년대 대기근 기간 평양에서 아사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것도 평양 위주로 자원을 분배한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잡지는 북한의 지방 주민이 평양 호적 없이 평양에 사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몽상이라며 이를 이루기 힘든 평양의 꿈()이라고 표현했다.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