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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극이라 생각 안해 음악? 다시 해야죠

Posted June. 28, 201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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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색 블라우스를 입은 유진(32)이 높은 톤의 목소리로 밝게 인사하며 걸어 들어왔다. 얼마 전 시청률 30%를 넘기며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백년의 유산 속의 답답이 민채원과는 달리 시원시원했다.

속이 다 시원해요. 제가 생각해도 답답한 캐릭터였거든요.

27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진은 50회 분량의 긴 드라마를 종영한 소감을 전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제가 극중에서 정신병원도 가고, 교통사고로 기억도 잃고, 이혼도 당하고 정말 많은 일을 겪었잖아요.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극 후반부에선 남해에 내려가 촬영하느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죠.

드라마 종영 때까지 따라다닌 막장극 꼬리표에 대해 유진은 대본을 받고 한 번도 막장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결국은 국수 공장을 둘러 싼 가족 드라마다라고 반박했다.

신구 정혜선 박원숙 정보석 등 쟁쟁한 중견 연기자와 함께 촬영하면서 유진은 상대 연기자를 배려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특히 전인화에 대해서는 미모에 감탄하면서 모니터링을 했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었으면 하고 생각한다고 부러워했다.

유진은 1세대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이다. 걸그룹 SES로 1997년 데뷔해 2002년 드라마 러빙유의 주연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당시엔 아이돌이 연기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기대치도 낮았기 때문에 연기력 논란이 없었어요. 지금은 아이돌이 연기하기 더 힘들어졌죠.

20, 3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진은 뷰티 멘토로 통한다. 케이블 채널에서 화장법을 소개하는 뷰티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고, 관련 책도 3권 냈다. 유진은 새로운 화장품이 나오면 의무적으로 먼저 사용해본다. 화장품끼리 섞어 쓰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나중엔 이름을 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유진은 당분간 내조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했다. 남편 기태영은 백년의 유산의 후속 드라마인 스캔들에 출연한다. 유진은 결혼이라는 인생 경험이 하나 더 늘고 나니 연기 폭이 넓어진다. 연륜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계획을 묻자 가수로 활동했던 무대가 그립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음악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연기 변신이란다. 채원이도 그렇고 지금까지 착하고 순한 역할을 많이 했어요. 앞으로는 개성 강한 역할을 맡아서 캐릭터를 빛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