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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힐러리의 도전

Posted December. 14, 201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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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65)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힐러리의 2016년 대선 출마를 지지한다는 여론이 최근 워싱턴포스트ABC 조사 결과 57%다. 블룸버그 조사에선 대선후보로 나오면 아주 잘할 것(32%) 꽤 잘할 것(27%)이라는 예상이 못할 것(20%)이라는 응답의 3배나 됐다. 4년 전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의 승리를 인정하며 나도 알고 있다. (여성에 대한) 장벽과 편견이 존재하고 있음을이라고 말했던 때와 딴판이다.

올해 미국 대선 결과를 알아맞혀 화제를 모은 통계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그 이유를 국익을 위해 뛰는 국무장관의 특성상 국내 정치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고 봤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힐러리의 인기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힐러리의 인기가 지금처럼 높았을 때가 1997년 르윈스키 스캔들로 빌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했을 때다. 그는 남편 옆에서 조강지처()의 역할을 다했다. 반면 화이트워터 스캔들로 부패 냄새를 풍길 때, 건강보험 개혁 등 국정에 참견할 때 호감도는 곤두박질쳤다. 상원의원 출마와 대통령 출마 때도 부정적 반응과 긍정적 반응이 막상막하였다.

한국에선 자기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던 사람도 정계에 들어오면 정치라는 한솥에 담긴 찐빵이 돼 버린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유시민 전 진보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부터 독재의 서슬 퍼렇던 5공화국 시절, 대법원에서 간첩죄와 불고지죄로 무더기 구속된 일가족에게 무죄를 선고한 대쪽 판사 소리까지 듣던 사람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두 번 출마하며 차떼기 당의 불명예를 남겼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역시 정계 입문 전에는 진영논리에 휩싸여 공동체 전체의 가치관을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더니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정치의 쓴맛 단맛을 다 본 까닭일까. 힐러리는 12일 미국 ABC방송에서 방영된 바버라 월터스가 만난 2012년의 인물 10인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대선에 또다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도 (퇴임 후)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불출마를 시사한 건지, 아니면 출마를 시사한 건지 속내를 알 수 없다. 힐러리가 대선 가도에 뛰어드는 순간 지금 같은 인기를 누리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