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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언질 받은 중, 탈북배후 색출 위해 전기고문 무리수 둔듯

북언질 받은 중, 탈북배후 색출 위해 전기고문 무리수 둔듯

Posted July. 28, 201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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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가 중국에서 전기고문까지 당한 이유에 대해 북한이 배후에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3년 김 씨와 같은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돼 1년 6개월간 구금됐던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27일 사흘 이상 잠을 안 재우고 옆방의 때리는 소리를 들려주며 위협하긴 했지만 실제로 때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해 산둥() 성에서 탈북자를 돕다가 체포된 북한인권운동가 최영훈 씨도 주로 같은 방의 중국인 재소자들이 구타를 하고 간수들은 못 본 척하는 식이었다고 했다.

이들의 사례에 비춰 보면 김 씨가 당한 전기고문은 이례적으로 가혹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로부터 정보를 받은 중국이 김 씨를 탈북 및 북한민주화의 배후로 지목하고 정보를 캐내기 위해 무리수를 두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김 씨에 대한 조사 방식도 중국 내 활동뿐 아니라 한국에서의 행적 등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라는 식으로 진행했다.

당초 중국이 노린 사람은 같이 체포된 일행 중 한 명이었으나 정작 고문은 김 씨에게 집중됐다. 나머지 3명 중에는 유재길 씨가 한 달 가까이 앉아서 잔 것 외에 특별한 가혹행위 정황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김 씨가 체포된 후 북한 보위부가 정보를 제공해 뒤늦게 중국이 김 씨의 중요성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체포 3, 4일이 지날 때까지 내가 누군지 몰랐다고 말했다. 북-중 정부 간 협조로 이뤄진 조사라면 중앙정부가 고문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도 어렵다. 단둥() 국가안전국장도 구치소로 찾아와 상부에서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해 어쩔 수 없었다(고문했다)고 토로했다고 김 씨는 전했다.

한편 중국 공안당국은 구금시설에서 한국인과 탈북자를 다른 외국인과 차별대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인권운동가는 미국인 같은 서양인은 A급, 일본인은 B급, 한국인은 C급, 탈북자는 D급으로 분류해 대우한다는 것이 정설이라며 식사와 수감되는 방의 크기, 처우 등에서 모두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외교부가 중국에 그렇게 저자세로 나오는데 중국이 한국인을 제대로 대우해줄 리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탈북자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003년 이래 탈북자들은 중국 구금시설에서 총 2606건의 인권침해를 당했으며 이 중 폭행과 고문이 174건이다. 유형별로는 구타가 12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충격기전기곤봉을 이용한 고문이 25건이었다. 공중에 매달기, 동물을 이용한 위협, 성적 학대 등도 보고됐다.



조숭호 박희창 shcho@donga.com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