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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20대, 영국비장학생 뽑혀 유학길

Posted July. 19, 20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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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스타벅스 커피로 미국 문화를 접하듯 북한이 개방되거나 남북이 통일된 이후 북한 주민이 자연스럽게 남한 문화를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영국 외교부의 셰브닝 장학금 장학생으로 선발된 탈북자 홍성일 씨(29)는 18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셰브닝 장학금은 영국 정부가 각국 장학생을 선발해 영국 유학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 지난해부터 한국 장학생으로 탈북자를 1명씩 뽑고 있다.

탈북자 영국 유학생 2호가 된 홍 씨는 런던정경대(LSE) 킹스칼리지 등에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9월부터 1년간 문화심리학 석사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그는 영국 유학 이후에도 문화심리학을 더 공부한 뒤 통일 또는 북한 개방 이후 북한 주민들이 겪을 심리문화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심리학과 재학 시절 된장녀는 단지 비싼 커피를 선호하는 게 아니라 미국 뉴욕 문화를 소비하는 행위라는 교수의 말을 듣고 이런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홍 씨는 통일 이후 하위문화에 속할 북한 주민과 상위문화를 누릴 남한 사람 사이에 수직적 문화가 형성되고 부정적 편견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간극을 줄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인 홍 씨는 1997년 탈북해 중국 선양()에서 조선족 중학교를 다니다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거쳐 2000년 8월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들어왔다. 여동생은 2005년 한국에 왔지만 북한에 남았던 아버지는 3년 전 세상을 떠났다.



정임수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