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 10년전까지 확률-통계 안가르친 이유는?

북, 10년전까지 확률-통계 안가르친 이유는?

Posted July. 12, 2012 06:51,   

ENGLISH

10년 전 북한 학생들은 주사위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2000년도 초반부터 시장경제적 요소가 도입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금융수학이 교과목에 포함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 넷째 날인 11일. 미국 뉴욕 나약대 이정행 교수는 북한의 수학교육이란 주제의 강의에서 북한이 2002년 처음 금융수학의 핵심인 확률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사위나 트럼프 카드도 이때 처음 학생들에게 소개됐다는 것이다. 주사위나 트럼프 카드는 수학의 확률과 통계를 설명하는 데 많이 활용된다. 확률은 복권이나 카지노에 많이 쓰이고, 통계는 보험이나 주식시장 등을 예측하는 데 필요하다. 과거 북한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굳이 통계나 확률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러시아와 중국에서 확률과 통계를 가르치기 시작하자 북한도 2001년 수학교과서를 개정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임금과 물가를 현실화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시장경제적인 요소를 받아들였다며 이런 변화가 교과서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수학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수학 실력이 탁월하면 출신성분을 묻지 않고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같은 관심 덕분에 북한은 지난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세계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최근 북한은 과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라는 판단하에 수학과 과학을 강조하는 경향이 짙다며 일반 학생에게 수학은 당의 정책을 주입하는 도구로 쓰이지만 선택받은 영재에게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과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재웅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