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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BIT협상 5년 만에 마침표

Posted February. 28, 2012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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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보호, 투자 자유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한중일 투자협정(BIT) 협상이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13차 협상을 끝으로 5년간의 줄다리기가 마무리된다. 한중일 3국은 5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정상회의에서 투자협정 체결과 동시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발표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은 이번 협상에서 기업의 설립 전 단계의 투자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협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설립 전 단계 보호 여부는 한중일 투자협상의 가장 큰 쟁점이었다. 대()중국 투자액이 큰 한국과 일본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현지에 기업을 세우기 전이라도 중국이 투자보호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다른 나라와의 투자협정이나 FTA에 그렇게 해준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양국은 결국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미 FTA에서 논란이 됐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는 큰 이견 없이 협정에 포함된다.

이번 투자협정 체결은 무엇보다 한중일 FTA 협상 개시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자 보호는 FTA의 중요한 한 축으로 이것이 합의되면 곧바로 상품관세 및 서비스시장 장벽 철폐 등을 논의할 수 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5월 정상회의에서 3국이 FTA 협상 개시 선언을 하게 된다면 한중 FTA와 한중일 FTA는 투 트랙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3국이 원칙적으로 FTA에 동의하더라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한중일 FTA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우리는 날로 커져가는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한중 FTA에는 적극적이지만, 일본과의 FTA는 경제구조가 비슷하고 일본이 기술력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한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우리가 얻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통상교섭본부 고위 관계자는 5월에 한중일 FTA 개시가 선언되면 한중 FTA로 기대하는 이익이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중일 FTA가 자칫 중국 내수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한중일은 FTA 공동연구에만 9년, 비교적 단순한 투자협정 체결에도 5년이 걸릴 만큼 그간 경제통합 협상에 관한 한 상당히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1, 2년 새 중국은 동북아시아의 경제통합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고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TPPA와 한중일 FTA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의 FTA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적극적인 협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