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골 쏘고 16강 간다.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인 2006 독일 월드컵이 9일 개막돼 한 달간 총 6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에 들어갔다.
한국축구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13일 오후 10시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만만한 상대 토고와의 G조 첫 경기에서 꼭 이겨야만 한다. 비기거나 진다면 곧바로 벼랑 끝이다.
토고를 잡을 수 있는 키워드는 결국 골이다. 첫 경기와 첫 골은 실로 중요하다.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황새 황선홍은 이을용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결국 이 골은 한국의 월드컵 첫 승(2-0)과 4강 신화의 물꼬를 트는 기폭제가 됐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첫 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노르웨이(0-0 무), 가나(1-3 패)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공격의 예리함을 키워야 승산이 있다며 훈련 때 6 대 6, 5 대 5 미니게임 등으로 골 결정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대회 첫 골 사냥의 선봉장은 2002년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격침시킨 안정환. 슈팅 테크닉과 동물적인 골 감각을 자랑하는 그는 이탈리아(페루자)와 프랑스(FC 메스), 독일(뒤스부르크)에서 뛰면서 쌓은 경험이 가장 큰 무기.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달 14일 대표팀을 소집한 뒤 열린 네 차례의 평가전 모두 안정환을 중앙 공격수로 기용하는 등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2000년 벨기에로 진출해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설기현도 첫 골을 터뜨릴 기대주. 왼쪽 공격수로 184cm의 장신에 스피드가 좋다. 2002년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주인공.
당돌한 킬러 이천수는 오른쪽 날개에서 골 사냥에 나선다. 전문 골잡이는 아니지만 자신감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상대 문전을 쉴 새 없이 위협해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받고 있다. 이천수는 페널티 지역 인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직접 골로 터뜨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은 미드필더로서 공격 라인을 뒤에서 받쳐 주는 역할을 하지만 언제든 골을 터뜨릴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조재진과 샛별 박주영은 공격의 맥이 풀리지 않을 때 조커로 골 사냥에 나설 전망. 조재진은 고공 플레이와 몸싸움에 능하고 박주영은 감각적인 슈팅이 돋보인다.
한편 독일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kr.fifaworldcup.yahoo.com)는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는 선수가 가장 많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2002년 7명이 골을 기록했는데 그중 안정환 설기현 이을용 송종국 박지성 등 5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과연 첫 골의 영웅은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