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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들으려면 한국음악홀로 오세요

Posted February. 08, 20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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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3가 단성사에서 비원 돈화문으로 이어지는 길은 국악기 판매점과 명인들의 강습실이 몰려 있어 이른바 국악로로 불린다. 3일 이 거리에 처음으로 전통음악 전문공연장인 한국음악홀(사진)이 문을 열었다. 전공자나 전문 연주자가 아닌 일반인이 국악실내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창극원(대표 박종철)이 지은 100평 규모의 이 공연장은 대청마루 구조의 무대와 사랑방 형태의 객석을 갖춰 공연장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느낌을 갖게 된다. 관객들은 개다리소반에 놓인 차를 마시면서 연주를 즐길 수 있다. 3일 밤 국악계 인사들 200여 명이 참석한 개관식에는 가야금 산조 명인과 판소리 명창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아가며 공연을 벌이고 객석에서도 자연스러운 추임새로 화답하느라 극장이 들썩거렸다.

이곳에서는 812일 개관 기념 공연으로 백인영(가야금), 이옥천(판소리), 박수관(동부민요), 김금숙(경기민요), 정명숙(살풀이) 씨 등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또는 후보)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한국음악홀에 상주하는 국악실내악 단체 음은 산조, 시나위, 창극 반주 등 전통 민속악을 상설로 연주한다. 추계예대와 동국대 국악과 출신의 젊은 국악인 9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한국음악홀이 지어지는 동안 직접 나무와 벽돌을 져 나르며 공간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음의 리더 곽승호 씨는 한국음악홀을 창극(소리극), 마당극 등 전통 국악과 퓨전 실내악이 관객들과 늘 만날 수 있는 도심의 공연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지금은 라면만 먹어가며 연습할 정도로 배고픈 현실이지만 국악 중심지인 종로에 국악 전용 홀을 갖게 됐다는 점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02-742-7278



전승훈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