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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밸리 아세요?

Posted September. 12, 2013 06:44   

초기 벤처기업들은 서로 협업을 자주하기 때문에 한 지역에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창업가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보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투자를 받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테헤란밸리 지역은 지금도 초기 벤처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3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설립한 창업인큐베이팅센터 디캠프의 이나리 센터장은 강남 지역은 이미 많은 벤처기업과 투자자들이 몰려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비싼 임차료가 단점으로 꼽힌다.

G밸리는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값에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1990년대 말부터 기술 개발 위주의 벤처기업이 몰려들었다. 2006년 강남구에서 구로구로 사무실을 옮긴 서울벤처인큐베이터의 이상임 과장은 당시 같은 임차료로 강남보다 두 배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며 최근엔 임차료가 이전보다 올랐지만 예비 창업자들에게 여전히 구로는 매력적인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홍익대 인근으로 스타트업들이 몰리기 시작한 건 2000년대 후반부터다. 올해 1월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는 아예 홍합밸리라는 이름의 창업 입주공간도 생겼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ANTH의 고경환 대표가 후배 창업가들을 키우기 위해 설립했다.

고 대표는 홍합밸리의 장점으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와 함께 인재를 구하기 쉽다는 점을 꼽았다. 인근에 홍익대 외에도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11개 대학이 있다. 그는 정보기술(IT) 기기에 익숙하고 유행에 민감한 대학생들은 스타트업들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6월 강남 지역에서 홍합밸리 건물로 옮겨온 파크스퀘어는 스마트폰으로 주차장을 실시간으로 검색 예약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김태성 대표는 사무실을 옮기기 전인 4월 말 홍익대 부근에서 시범 서비스를 해본 뒤 이주를 결심했다. 그는 홍대에서 똑똑하게 주차하는 방법이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홍보한 지 3시간 만에 확보해 둔 주차 공간 30석이 모두 찼다며 이곳 사람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홍합밸리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스타트업에 가장 좋은 시험무대라는 설명이다.

소상공인 대상 포인트 적립 서비스 도도를 선보인 스포카의 최재승 대표는 다른 도심에 비해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이 적고 지역 상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가 많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홍합밸리 벤처기업인들은 홍대만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2010년부터 2년간 홍익대 인근에 머물렀던 위자드웍스의 표철민 대표는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IT기업이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스탠퍼드대 주변의 세련된 분위기와 UC버클리(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주변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다르다며 테헤란밸리는 스탠퍼드대 주변과, 홍합밸리는 UC버클리 주변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창업 인큐베이팅 업체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는 홍합밸리는 사무 공간 이외에도 벤처캐피털과 창업 인큐베이터 등도 함께 들어와야 명실상부한 진짜 밸리로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