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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제자들'이 뜬다

Posted April. 09, 2004 22:56   

최근 10년간 삼성에서 길러낸 투수 중 한 명만 꼽는다면 누구일까. 딱히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묵직한 구위 때문에 차세대 에이스로 꼽힌 고졸 1순위 입단 투수 김진웅은 여전히 기대주로만 그치고 있고 현재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임창용과 노장진은 다른 구단에서 돈 주고 데려온 투수들.

3, 4년간 공을 들여 키운 선수는 없고 막강한 재원을 바탕으로 즉시 전력감이 되는 다른 팀 선수들을 쓸어 모으기만 했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 선동렬 수석코치가 공을 들이고 있는 투수들의 면면이 눈길을 끈다. 권혁(21) 권오준(24) 윤성환(23) 등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던 투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

특히 왼손투수 권혁과 사이드암스로투수 권오준은 인상적이다. 포철공고를 졸업한 뒤 2002년 삼성에 고졸 1순위로 입단한 권혁은 1m87, 85kg의 이상적인 신체조건에다 빠른 공을 가진 좌완이라는 게 강점.

지난해 말부터 1군 무대에 모습을 보이더니 올 시즌엔 완전히 선발 자리를 꿰찼다. 첫 선발등판인 7일 광주 기아전에서 7이닝 4안타 1실점의 뛰어난 피칭으로 첫 승. 선 코치는 올 스토브리그에서 LG가 이상훈(현 SK)과 맞바꾸자고 했을 때도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을 정도로 권혁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권혁이 등판한 이튿날인 8일 광주 기아전에 선발로 나선 권오준 역시 깜짝쇼를 펼쳤다. 8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99년 데뷔 이후 6년 만에 첫 승을 따낸 것.

부산상고-동의대 출신의 루키 윤성환은 중간계투요원으로 경기 경험을 쌓아가고 있고 2군에선 권오원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선 코치는 무명선수들에겐 자신감을 주입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스토브리그에서 네 공이 최고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며 자기 공에 자신감을 갖도록 했다. 이들 선수가 살아야 앞으로 삼성 야구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