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해엔 으레 그랬듯이 올 추석 연휴에도 집집마다 한번쯤은 한가위 대선 청문회가 열릴 것이다. 가리고 따질 것 없는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진솔하게 얘기를 나누다 보면 국민 각자의 선택 기준이 더욱 분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와 함께 지방 민심은 서울로, 서울 민심은 지방으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민심의 대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선 민심의 큰 흐름이 형성될 것이다.
정치권은 어김없이 약삭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별당보니, 귀향활동자료집이니 하며 요란스럽게 벌이고 있는 추석민심잡기 경쟁이라는 게 대개는 다른 정파나 대선후보 헐뜯기여서 하는 말이다. 이는 민심의 자연스러운 형성을 왜곡하려는 정치권의 의도적인 끼어들기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그렇지 않으면 정쟁에 신물이 나 귀를 틀어막고 싶은 국민을 상대로 똑같은 소리를 지겹게 반복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도 이제 알 것은 다 안다. 정치권이 억지 주장을 계속하지 않아도 이번 추석 차례상 앞에서의 정치화두는 현 정권의 실정, 유력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추이 및 그들의 자질과 신상문제, 아직도 혼란스러운 대선구도 등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고달픈 살림살이를 돌아보면서 다음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끝없이 실망만 안겨주는 정치지만 그걸 쉬 외면하지 못하는 게 우리 국민이다.
추석연휴 기간 정치권은 입을 다물고 가만히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추석연휴가 끝난 뒤 민심은 우리편임을 확인했다는 상투적인 거짓말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면 국민이 정말 뭘 원하고 있는지를 헤아려 국정에 반영하려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방 비방보다 자신이 집권했을 때 뭘 어떻게 할 것인지를 명확히 제시하면서 겸허히 민심의 흐름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 국민이 일터로 복귀할 즈음엔 우리 정치도 한가위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환해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