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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길은 건재하다"

Posted August. 15, 2002 22:39   

제3의 길은 건재하다. 강력하고 역동적인 경제를 원하면 먼저 사회정의를 바로세워야 한다.

1997년 총선에서 영국 노동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제3의 길이라는 정치철학을 성안했던 막후 핵심인물인 데이비드 밀밴드 영국 국무장관(사진)이 13일 BBC방송의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 제3의 길 옹호론을 펼쳤다.

최근 거듭되는 악재로 토니 블레어 총리의 인기가 급락하면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 온 제3의 길 역시 안팎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밀밴드 국무장관은 제3의 길에 뿌리는 둔 블레어리즘은 출신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개방사회 권리에 책임이 따르는 강한 시민사회 활발한 외교로 영국을 유럽의 주도 국가로 만드는 것으로 압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제3의 길이 좌파의 탈을 쓴 대처리즘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80년대 보수당은 경제적 효율을 앞세웠지만 신노동당은 사회정의가 먼저 확립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열띤 제3의 길 옹호론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블레어 정권이 경제성장에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다 외교적으로도 911 테러 이후 지나치게 미국의 눈치보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이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

사정이 이렇자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리오넬 조스팽 전 프랑스 총리도 제3의 길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심지어 노동당 정부의 존 프레스콧 부총리마저 제3의 길에 대한 책을 서점의 미스터리 코너에서 찾았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을 정도. 헤리티지 재단 국제연구소 부소장 헬레 데일은 최근 워싱턴타임스 칼럼을 통해 제3의 길을 표방하며 집권한 블레어 총리가 연명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노동당 정책에서 우익쪽으로 정책 방향을 돌렸기 때문이라며 우경화되고 있는 유럽에서 제3의 길은 퇴조의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안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