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이 이어지면서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전력 일부를 중동으로 차출하는 문제를 놓고 협의하고 있다. 정부는 5일 “주한미군의 전력 운용과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한미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전력으로는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지대지미사일과 패트리엇(PAC-3)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방공 전력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한미 간 전력 차출 협의는 이번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차적으론 지상 타격용 미사일이나 방공 요격용 전력의 긴급수요에 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이란을 향한 대규모 공습과 이란 반격에 맞선 방공망 작전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당장 타격 및 요격용 장비 부족과 탄약의 고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미국은 한국에서 포탄을 우회 지원받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탄약 부족분을 채워주는 데 애를 먹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확전 양상을 보이며 장기전으로 치달을 기세라는 점이다. 미국은 이제 쿠르드족 반군을 내세워 사실상 ‘대리 지상전’에 나섰고, 이란은 폭사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대신해 그의 차남이자 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후계자로 내정해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시작하기는 쉬워도 끝내기는 힘든 전쟁의 속성상 미국이 그 전쟁의 수렁에 빠진다면 주한미군 전력 반출도 탄약으로 시작해 장비·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한미군 전력 차출이 현실화하면 대북 대비태세의 약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자칫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도 있다. 이 와중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형 구축함의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권 생존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은 김정은이다. 중동 전쟁이 북한의 또다른 모험주의를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간 한미는 주한미군 전력이 빠질 때마다 대체 전력을 통해 연합방위태세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대북 전력에 공백이 없도록 보완 방안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 더욱이 이번 논의는 양국이 지난해 ‘동맹 현대화’에 합의한 이래 처음 이뤄지는 만큼 향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화의 전례가 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빈틈 없는 조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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