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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모 정치생명 한국계 변호사에 달렸다

쿠오모 정치생명 한국계 변호사에 달렸다

Posted March. 10, 2021 07:32   

Updated March. 10, 20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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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건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64)에 대한 수사를 미 연방검사 출신인 한국계 변호사가 맡았다.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영웅’으로 불리며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했던 쿠오모 주지사의 정치 생명이 이제 한국계 변호사의 손에 달렸다고 외신은 전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준 김(김준현·50·사진) 변호사와 앤 클라크 변호사를 쿠오모 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할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당초 자신이 구성하는 독립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임스 장관은 이를 거부하고 김 변호사에게 수사를 맡겼다. 민주당 내 거물이자 현직 주지사가 수사 대상인 만큼 수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 2세로 태어난 김 변호사는 1996년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뉴욕남부지검 연방검사로 임명됐고, 2006년 로펌으로 옮겼다가 2013년 검찰로 복귀했다. 2017년 3월 프리트 바라라 당시 뉴욕남부지검장이 해임된 후 이듬해 지검장 대행을 맡아 검찰 인력 220여 명을 지휘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살인, 돈세탁, 마약거래, 테러리즘 등 여러 분야에서 수사 경험을 쌓았고 미국 내 마피아 조직과 범죄와의 전쟁을 벌여 조직 두목을 기소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다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AP통신은 그를 “꼼꼼하고 유머감각이 있다”고 평했다.

 8일 김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심각한 혐의”라고 밝혔다. 그는 연방검사 시절 쿠오모 주지사의 측근이었던 조지프 페르코코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적이 있다. 쿠오모 주지사의 성 추문을 폭로한 여성은 지금까지 모두 5명이다.


이은택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