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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본드로 추락한 브라질 국채 사라던 금융회사는 책임 없나

정크본드로 추락한 브라질 국채 사라던 금융회사는 책임 없나

Posted September. 14, 201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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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중반 세계 경제의 견인차로 꼽혔던 신흥경제국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가운데 브라질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재정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하락, 정치적 혼란 등을 이유로 10일 브라질 국채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내린 뒤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이 번지는 추세다.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와 채권값은 급락했고 브라질 시장에서 외국자본 이탈도 가속화하고 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금융 및 실물경제가 흔들리는 차이나 리스크에 이어 브라질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신흥경제국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고 우리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도 커졌다.

2011년 취임한 노동당 정부의 좌파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방만한 공공부문을 줄이기는커녕 공공투자를 크게 늘리는 재정정책을 펴면서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 부채비율은 63%로 높아졌다.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5%, 내년 -0.5로 2년 연속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원자재가격 하락은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브라질 경제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한국에서 팔린 브라질 채권은 6조 원에 육박하고 이 가운데 90%는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 등 금융회사들은 몇 년 전부터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면 연 10%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저금리 추세에 실망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은 올 들어 마이너스 30%대에 이르고, 헤알화 가치 폭락에 따른 환차손까지 감안하면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은 투자자가 수두룩하다. 브라질 국채가 이번에 투자부적 채권(정크본드)로 추락하면서 손실은 더 커질 것이다.

투자자들도, 금융회사도 고수익에는 그만큼 높은 위험성이 따른다는 교훈을 잊고 브라질 국채 투자에 앞 다퉈 뛰어든 것은 우리 금융의 후진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금융투자의 기본 원칙은 자기 책임인 만큼 금융회사의 투자 권유에 불법이 없었다면 법적 책임을 묻긴 어렵지만 금융회사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행태가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수수료 챙기는 데만 급급해 브라질 국채 투자의 기대감만 부풀리고 위험성을 알려주는 것을 소홀히 한 사례는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