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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 못찾는 박상옥 청문회

Posted February. 26, 20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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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잇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박 후보자는 검사 시절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에 연루됐다며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고, 새누리당은 근거가 없는 정치공세로 청문회를 거부하지 말라고 파상 공세에 나선 것이다.

2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는 야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김무성 대표는 나도 박종철 사망 당시 고문에 가담했던 사람들에 대해 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아스팔트 위를 뛰어다녔다며 박 후보자가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는 데 관여됐다면 새누리당도 반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고문치사 사실을 은폐하는 데 책임이 있다면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거부할 것이라며 야당은 빨리 이성을 찾아서 청문회를 개최하라고 압박했다.

대법원장이 추천한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국회가 거부하는 것은 삼권분립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박 후보자는 대법원장 추천 몫이라며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직무유기이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해 삼권분립의 근간까지 흔드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이 야당 의원(새정치연합 이종걸 의원)인데 아예 회의를 열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거듭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박 후보자로서는 일부 억울한 점이 있을지 몰라도 중대한 역사적 범죄에 연루된 만큼 용인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당 지도부는 핵심 지지층에서 박 후보자 반대에 나선 것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7개 시민단체와 전국공무원노조동합 법원본부(법원노조),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공개적으로 박 후보자를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문회 개최에 합의할 경우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청문회를 무기한 보이콧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는 것 이외에 다른 비리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문회 개최를 반대만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비판 여론이 자신들에게 쏠릴 수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