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노무현) 진영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음원(녹음) 파일을 공개하라는 여권의 요구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 등에서 새누리당이 회의록 음원 파일 공개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이를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후안무치한 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급히 필요한 것은 검찰이 발견했다는 회의록 초안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회의록 초안과 최종본을 비교하면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2일 봉하 e지원(e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 사본에서 삭제된 흔적이 있는 회의록 초안을 복구했다고 발표하면서 최종본과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 사저 비서관을 지냈고 봉하 e지원 구축에 관여했다.
김 본부장은 검찰은 초안을 수정한 최종본이 국정원에서 무단 공개한 회의록과 동일하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며 검찰이 찾아낸 초안을 공개하면 음원 파일을 공개하지 않아도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안과 최종본의 차이는 녹취를 푸는 과정에서 말을 한 사람이 뒤바뀐 경우나 어법의 수정 정도밖에는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회의록이 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는 그 경위를 규명하는 데 우리가 협조하겠다고 검찰에 누차 말해 왔다고 했다.
이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여야는 회의록 음원 파일 공개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는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도 음원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또 다른 정쟁을 유발하려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여야 합의하에 열람단을 구성해 음원 파일을 듣는 것이 이 문제를 빨리 정리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야당 간사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회의록을 무단 유출해서 나라를 뒤죽박죽 만든 새누리당이 정상들의 음성까지 공개해서 나라 망신을 시키자고 한다고 반대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 진영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노그룹과 노무현재단이 정리된 입장을 내놔야만 민주당도 함께 보조를 취할 수 있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문 의원이 검찰 중간수사발표 뒤 회의록은 있고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은 없었다고 말한 데 대해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이라며 (문 의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