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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김여사-채상병 특검 모두 ‘거부’

Posted May. 10, 2024 07:41,   

Updated May. 10, 202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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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특검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정치공세”라고 거부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해병대 채 상병 특검’에도 “(수사가 끝난 뒤) 국민들이 봐주기 의혹 있다고 하면 제가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유력해짐에 따라 현 정부 출범 후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은 10개로 늘어난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윤 대통령이 올해 초 거부권을 행사했던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관련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강력 반발함에 따라 정부여당과 거대 야당의 극한 대치가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김건희 특검’에 대해 “지금 야당도 집권 시기에 어떤 특검에 대한 (찬반) 여론이 비등했을 땐 늘 주장한 것이 검찰, 경찰 수사에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하는 게 맞다는 주장으로 반대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도 “아마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수사 당국에서 국민 여러분께 상세히 경과와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며 “진행 중인 사법 절차를 지켜보고, 수사 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믿고 더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 총선 끝나고 특검법이니 뭐니 해서 언론 기사의 대부분이 정치 관련 기사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특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 기자회견 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민생을 외면하고 국민 생명을 또다시 저버린 처사에 강하게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재발의할 것”이라며 “여기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과 명품 백 수수 관련 부분도 포함할지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토를 달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전면 수용하라”며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윤 대통령이) 몇 번이나 거부권을 쓰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 나라 주인은 대통령실에 있지 않고 국민에게 있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리고 이후 벌어질 일은 여러분도 예측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탄핵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고령화를 대비하는 기획 부처인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며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 교육·노동·복지를 아우르고, 단순한 복지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 어젠다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선 “전향적으로 찬성한다. 야당으로서 협조할 일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장관석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