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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대위장에 황우여 “제1임무, 정상적 당대표 모시는 일”

與 비대위장에 황우여 “제1임무, 정상적 당대표 모시는 일”

Posted April. 30, 2024 07:50,   

Updated April. 30, 20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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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것에 대해 29일 당내에선 “중진들의 잇단 고사 속 돌고 돌아 관리형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각에선 “총선 참패 이후 쇄신과 거리가 있는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당 대표 등 당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황 지명자가 총선 참패 이후의 자중지란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결국 실권과 거리가 있는 원로급을 내세우려던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혼재된 모습이다. 황 지명자는 2016년 이후 정치 일선을 떠났다.

황 지명자는 앞으로 두 달간의 활동 기간 동안 ‘당원 100% 투표 전당대회 룰’ 등을 둘러싼 당내 이견을 정리하고, 가시적인 쇄신 움직임 등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 돌고 돌아 원로 비대위

황 지명자가 당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다음 달 3일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번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된다. 2021년 이후 이준석 대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정진석 비대위원장, 김기현 대표, 윤재옥 당 대표 직무대행(현 원내대표), 한동훈 비대위원장, 윤 직무대행 등에 이은 9번째 당 대표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황 지명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첫째는 전당대회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분, 둘째는 당과 정치를 잘 아는 분, 셋째는 당 대표로서 덕망과 신망을 받을 수 있는 분을 물색했다”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26일 황 지명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중진 의원들이 줄줄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자 당 원로에게 도움을 구한 것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어차피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원장이다. 당 원로 중 아무나 하면 된다”는 친윤 그룹의 인식이 반영된 인선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당 관계자는 “어려운 부탁을 황 지명자가 들어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지명자는 판사 출신으로 1996년 신한국당 소속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해 19대 국회까지 내리 5선을 한 뒤 20대 총선에서 낙선해 국회를 떠났다. 당명이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3번 바뀐 지난 8년 동안 정치 일선을 떠나 있던 셈이다. 박근혜 정부 때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은 옅어 당내에선 사실상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새누리당 대표와 한나라당 원내대표 및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을 역임했으며 이준석 대표가 선출됐던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는 8단)이 별명인 분이다. 어렵고 힘든 일을 잘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기호 의원도 “독단적이지 않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분”이라며 “어려운 때에 오히려 그런 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당 쇄신을 강조하는 쪽에선 “일선에서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윤상현 의원도 “총선 민의를 받들고 혁신과 쇄신을 담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 전당대회 100% 룰 개정 등 과제 수두룩

황 지명자에게 놓인 첫 번째 과제는 현행 당원 100% 투표로 진행되는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다. 영남 지역 및 친윤 그룹은 현행 룰을 유지하자는 반면에 수도권 및 소장파 그룹은 당원 비율을 줄이고 국민 여론을 담아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황 지명자는 통화에서 “내가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와 관련해) 복안을 갖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며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깊은 이야기를 나눠 보겠다”고 말했다.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밝힌 것.

비대위원 인선도 주요 과제다. 당내에선 김재섭 당선인 등 청년 소장 그룹을 비대위원에 인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쇄신과 관련해 황 지명자는 “대표를 정상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라면서도 “당이 ‘자성하는 모습이 없다’는 점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직 의원은 “황 지명자가 원로 정치인이 된 후 오히려 개혁적 성향이 더 강화된 느낌이다. 민심을 상당히 중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선출되는 원내대표 후보로는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으로 중지가 모이고 있다. 다만 당내에선 친윤계 핵심 의원 단독 추대는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있어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