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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제안보동맹 강화… 中 역풍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미 경제안보동맹 강화… 中 역풍도 단단히 대비해야

Posted July. 20, 2022 07:56,   

Updated July. 20, 20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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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방한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한미 동맹이 정치군사안보에서 경제금융안보 동맹으로 더욱 튼튼하게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앞서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중국 같은 독단적 국가가 불공정한 질서를 통해 각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을 역설했다. 옐런 장관은 유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도 만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강화는 두 달 전 한미 정상의 포괄적 전략동맹 선언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수준을 넘어 더욱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추진되는 모양새다. 한미 양국은 그간 다각적 채널을 통해 다양한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고 이제 그 구체적 수준과 범위를 정하는 단계에 이른 분위기다.

 특히 미국이 8월 말을 시한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칩4(반도체 4개국) 동맹’의 참여도 가시화하는 듯하다.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첨단기술은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단호한 터에 중국의 반발을 이유로 손을 내젖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의 침략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그간 한국 반도체가 맡아온 국제적 역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자국 반도체 산업의 육성을 내세워 미국의 지원을 받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과 첨단 반도체 협력에 나서는 것을 차단하는 ‘가드레일’ 조항이 포함된 육성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칩4 참여를 고심 중인 한국에 상당한 압박이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선 한국이 칩4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대만, 일본만 참여하는 칩3로 출발해 대신 네덜란드가 합류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예상대로 중국은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한국이 미국에 굴복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것임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메모리칩 수출에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점을 내세워 우리 기업이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으름장인 셈이다. 그렇다고 우리 국익이 걸린 문제에 머뭇거릴 수는 없다.

 경제안보 동맹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불가피한 현실이 됐다. 다만 국내 5대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원자재 중 90%가 중국산이라는 점도 우리 앞에 놓인 무시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어느 때보다 능동적 국익외교가 절실하다. 한중 간 전략적 소통과 각종 협의 기회를 통해 우리 입장을 설명하면서 불필요한 마찰이나 갈등을 낳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