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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감독-中배우 日감독-韓배우 칸 2冠… 다양성 진화한 韓영화

韓감독-中배우 日감독-韓배우 칸 2冠… 다양성 진화한 韓영화

Posted May. 30, 2022 08:03,   

Updated May. 30, 202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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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영화가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두 개의 트로피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칸 영화제에서 2개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수상작들은 아시아 다른 국가의 감독 혹은 배우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들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브로커’는 소재와 배우, 배경, 자본의 국적이 모두 한국이지만 일본 거장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헤어질 결심’은 중화권의 스타인 탕웨이를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한국 영화에 다른 아시아 국가의 감성과 문화를 녹여 넣은 작품들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 영화의 과거 해외진출 방식이 배우나 감독 개인의 참여였던 것과 달리 영화 산업의 체질 자체가 글로벌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 바탕에는 한국 영화를 포함한 K콘텐츠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 앞서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국제무대에서 다수의 상을 휩쓸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했다. BTS를 앞세운 K팝의 인기도 세계적이다. 이런 성과들은 한국 영화가 다국적 콘텐츠로 진화해나갈 수 있는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는 성공한다’는 신뢰는 해외 영화제작사들까지 한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영화 ‘미나리’나 드라마 ‘파친코’ 등이 대표적 사례다. 프랑스 감독이 연출한 프랑스 영화 ‘배니싱’은 한국 배우들을 캐스팅해 100% 한국에서 촬영됐다.

 한국 영화는 이제 다국적 문화와 예술을 더 다양하게 담아내며 글로벌 무대로 거침없이 확장해나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말했듯 ‘1인치의 (자막)장벽’은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K콘텐츠의 작품성과 매력으로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영화산업의 허브이자 플랫폼 국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날이 멀지 않았다. 이를 위해서는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영화 자본과 인적자원의 교류 및 투자가 더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제2, 제3의 박찬욱 감독이 나올 수 있도록 영화계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도 넓혀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