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서로를 최고로 뽑는 절친… 김연경-페레이라 “내가 갈게, 결승”

서로를 최고로 뽑는 절친… 김연경-페레이라 “내가 갈게, 결승”

Posted August. 06, 2021 07:26,   

Updated August. 06, 2021 07:26

ENGLISH

 최고가 되려면 최고를 넘어야 한다. 2020 도쿄 올림픽 4강에 진출한 한국 여자배구가 5일 오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브라질과 준결승전을 펼친다. 과거 세 차례 올림픽 준결승(1972년 뮌헨, 1976년 몬트리올, 2012년 런던)에서 모두 패했던 한국은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은 이번 대회 유일하게 전승(6승) 행진 중인 명실상부 최고 팀이다. 한국은 A조 예선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하는 등 브라질과 상대 전적에서 최근 2연패를 포함해 18승 45패로 열세다.

 결승으로 가는 외나무다리 경기에서 다시 만난 각별한 ‘절친’도 있다. 양 팀의 주장인 한국 김연경(33)과 브라질 나탈리아 페레이라(32)다. 과거 터키리그 페네르바흐체와 에즈자즈바시으에서 두 차례 김연경과 같은 유니폼을 입었던 페레이라는 김연경이 인정하는 절친이다. 2018∼2019시즌 에즈자즈바시으 이적 뒤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연경은 이듬해 페레이라가 이적해 오면서 팀에 완전히 뿌리내리기도 했다. 앞서 김연경은 자신이 감독이 돼 ‘월드 베스트 7’을 뽑아 달라는 질문에 레프트 자리에 중국의 주팅(27)과 페레이라를 뽑기도 했다. “파워풀한 공격력에 리더십이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나띠’라는 애칭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도 지난달 두 팀의 조별 예선 맞대결 뒤 두 선수의 우정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터키리그에서 뛸 당시 한식 등을 먹으며 함께 타지 생활의 힘겨움을 달랬던 두 선수는 지금도 채팅이나 전화 등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페레이라는 “김연경은 배구계에서 가장 친한 친구다. 나에게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고 언제나 최고일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4강 진출 팀 선수 중 득점 2위(115점), 디그 4위(세트당 평균 2.63개)로 공수에서 맹활약 중인 김연경과 달리 페레이라는 이번 대회 교체 선수로 주로 투입되고 있지만 주장으로서 팀의 무게 중심을 잡는 건 똑같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만큼 승부처에 투입될 가능성도 높다.

 공교롭게도 페레이라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대표팀 감독과 2018∼2019시즌 브라질 미나스에서 생활한 바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브라질 주전 레프트 가브리엘라 기마랑이스(27), 센터 카로우 가타스(40) 등과도 미나스에서 호흡을 맞췄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4일 터키와의 8강전 승리 뒤 주변의 쏟아지는 축하 연락을 받은 김연경은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준결승전 후회 없는 승부를 다짐했다.

 기적 같은 4강 진출에 따라 한국배구연맹(KOVO)은 5일 여자배구 대표팀에 기존 포상금 외에 추가로 1억 원의 격려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애초 연맹은 금메달 5억 원, 은메달 3억 원, 동메달 2억 원, 4위 1억 원의 포상금 지급 계획을 세웠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