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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성과급 불만 들은뒤 “내 급여 반납”

최태원 회장, 성과급 불만 들은뒤 “내 급여 반납”

Posted February. 02, 2021 07:32,   

Updated February. 02, 20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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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원 한 분이 이석희 대표에게 메일 쓴 것은 용기 있고 좋게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도 할 말 있으면 용기 내서 메일 써주세요.”

 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신규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 ‘M16’ 준공식을 찾았다가 성과급에 항의하는 SK하이닉스 노동조합원들을 맞닥뜨렸다. SK하이닉스 노조는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성과급(PS)이 경쟁사나 하이닉스 자체 성과 대비 적다며 항의하던 상황이었다. 4년 차로 알려진 한 직원은 직접 이석희 하이닉스 대표를 포함한 2만8000여 전체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항의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에 따르면 최 회장은 돌발 상황에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뒤 “(직원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했다. 소통이 부족했던 것도 미안하다. 하이닉스 내부적 아픔 때문에 M16을 위해 고생하신 분들의 노고가 너무 깎아내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날 특히 최 회장은 “하이닉스로부터 받은 급여를 반납하겠다”고 해 화제를 모았다. 최 회장은 2019년 기준 월급과 상여금을 합쳐 약 30억 원을 받았다. 최 회장의 이 발언은 이날 SK하이닉스 구성원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재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이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과의 ‘세대 갈등’ 성격이 있다고 본다. 한 관계자는 “사원급 직원이 대표이사에게 항의 e메일을 보내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며 “또 그런 요구에 대해 회장이 현장에서 직접 자신의 급여를 반납하겠다고 답한 것도 파격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이닉스 연봉은 결코 관계사에 비해 적지 않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연도별 성과급 기준에 대한 불분명함으로 논란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