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6일 0시 1분(미국 동부 현지시간) 예정대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 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 ‘핵폭탄’을 터뜨렸다. 중국 역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발효한 지 4분 만인 이날 낮 12시 5분(베이징 현지 시간) 상무부를 통해 보복성 관세 부과에 나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몬테나 주 그레이트폴스로 향하는 도중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34(340억 달러), 그리고 2주 내에 16(160억 달러)이 더해진다”며 중국을 겨냥한 ‘관세폭탄 시간표’를 밝혔다. 여기에 “2000억 달러가 대기 중이고, 그러고 나서 3000억 달러가 다시 대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차, 3차 폭탄까지 예고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중국은 먼저 총을 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국가 핵심 이익과 인민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을 한다”며 미국에 무역전쟁의 책임을 돌렸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미국이 부과한 관세율(25%) 및 액수(340억 달러 어치)와 동등하게 미국산 대두 등 각종 농산물, 자동차 등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왔다.
다만 이날 상무부는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관련 상황을 통보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구체적인 관세 부과 시점, 대상 등도 밝히지 않아 실제 관세 부과까지 시차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당초 우려와 달리 깜짝 반등했다. 코스피는 0.68% 상승한 2,272.87에 장을 마쳤고, 중국(0.49%)과 일본(1.12%)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일으킬 연쇄 반응을 우려하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이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경우 수출 감소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