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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타결...세계 최대 내수시장 열다

Posted November. 11, 201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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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양국 수교 22년 만에 역사적 협정을 맺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한중이 20여 년 만에 적성국()에서 경제동맹국으로 극적인 관계 발전을 이룬 것이다. 세계 최대 내수시장인 13억 중국 시장의 빗장이 풀리면서 침체된 국내 경기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다.

한중 FTA 협상은 양국 정상이 만나기 1시간 45분 전인 이날 오전 8시에야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 양국이 협상을 시작한 지 2년 6개월 만이다. 막판까지 양국의 개방 수준과 쌀 문제, 품목별 원산지 기준 등이 최대 쟁점이었다.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협상의 실질적 타결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세계경제에 반가운 소식이라며 이런 협력 기조를 계속 이어 나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쌀을 협상에서 완전히 배제한 데다 농수산물 개방 수준을 최대한 낮춘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반면 중국은 자동차를 관세 철폐 품목에서 제외하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10년 내 관세 철폐로 묶어뒀다. 한국은 농수산업 분야를, 중국은 제조업 분야를 일정 기간 보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중 FTA 협상 타결로 한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하는 국가가 됐다. 한중 FTA가 시행되면 한국은 매년 54억4000만 달러(약 6조 원)의 관세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는 중국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중국은 처음으로 10대 교역국가와의 FTA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한중 FTA가 중국에 경제적 실익보다 외교안보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을 중국의 경제블록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한미 외교동맹에 맞불을 놓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한중 양국은 올해 말까지 FTA 최종 문안 조정과 법률 검토를 거쳐 내년 초 정식 서명을 할 예정이다.베이징=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