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내년부터 토요일은 모두 놀토

초중고교 주5일 수업제가 내년부터 전면 시행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4일 2012학년도부터 전국 초중고교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자율 도입한다고 밝혔다. 학교별로 여건이 다른 점을 고려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주5일 근무제 확대와 발맞춰 전 국민 주5일제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은 단순한 학교 운영 시간의 단축을 의미하지 않는다. 늘어난 휴업일 만큼 학교의 교육적 역할을 가정과 사회가 떠맡게 된다. 사교육비 증가와 학력 저하 등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2학기부터 시도교육청별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10%씩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주5일 수업제를 확대하면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과 그에 따른 대응책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일부 학교만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다는 것이다. 우선 주말마다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 자녀를 위해 토요 돌봄 교실을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또 범부처 차원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건복지부 소관의 지역아동센터, 여성가족부 소관의 각종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도 주말까지 확대 운영한다.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에 맞춰 수업일수도 조정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손질해 220일로 규정돼 있는 수업일수를 190일로 줄인다. 하지만 학교별로 주당 2534교시로 규정된 수업시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이미 주5일 수업제 시행을 전제로 수업시수가 결정됐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을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육단체 관계자는 교과부는 사실 여러 문제점을 들어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에 휘둘려 급하게 교육정책을 추진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혜승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