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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 새 인물 안 키우는 기득권 장벽 해체하라

[사설] 여, 새 인물 안 키우는 기득권 장벽 해체하라

Posted June. 19, 20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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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62지방선거 패배 직후 공천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 출마한 것이 기초단체장 선거로 연결돼 (우리 후보가) 낙선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기초단체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곳만도 10곳이다. 탈당한 단체장이 자신도 떨어졌지만 표를 잠식해 친정인 한나라당 후보를 낙선시킨 곳도 12곳이나 됐다.

서울의 한 지역구에선 국회의원이 보좌관 출신에게 공천을 주기 위해 현직 구청장을 공천에서 배제시켰다가 표가 분산돼 민주당 후보에게 당선의 기쁨을 안겼다. 경기도의 한 지역에선 당에서 공천한 후보를 따로 두고 자신이 미는 후보와 함께 당 공천 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국회의원도 있었다. 한나라당은 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했다. 그러나 인재영입위가 막상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따져보면 허망하다. 중앙당과 시도당별로 구성된 공천심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한때 쇼트트팩 국가대표 출신 전이경 씨와 체조스타였던 김소영 씨, 귀화 필리핀인 자스민 씨를 지방의회 비례대표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막상 공천자 명단에서는 이들이 줄줄이 빠지거나 당선권 밖에 배정됐다. 영입위와 공심위 심지어 최고위원회의까지 계파와 의원들의 잿밥 싸움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들의 진입 통로가 되기는커녕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장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2006년 정당개혁 차원에서 중앙당의 공천권을 포기하고 시도당에 넘긴 것이 되레 화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도당의 공천권이 오히려 중앙당의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 영입과 개혁공천을 가로막고, 공천비리를 부추기거나 현역 의원들이 잠재적 공천 경쟁자의 성장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7월14일 연다. 여기서 선출될 당 대표와 지도부는 이명박 정권의 임기중반 국정을 이끌면서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당을 변화시키겠다며 자천타천 후보만도 15명 선이다. 한동안 친이계 실세라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논란이 됐다. 출마하기 싫다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매달리며 출마를 사정하는 의원들은 친이계(친이명박)에도 여럿이다.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새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한나라당이 스스로 인물의 빈곤을 고백하고 있는 셈이다.

기득권에 진입한 자기들끼리의 카르텔로 새로운 인물을 밀어내는 진입장벽을 치는 당의 체질을 바꿔내지 못하면 전당대회를 해본들 그들만의 리그에 그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