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경기 – 선수정보 주변 맛집까지 한눈에

Posted December. 31, 2009 09:08,   

ENGLISH

미래 로봇 터미네이터가 저만치 도망가는 타깃을 뒤쫓는다. 눈은 목표로 삼은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 있지만 각막에는 목표물까지 남은 거리, 목표물의 키, 얼굴 모습 등 각종 정보가 같이 뜬다. 미래 사회를 다룬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한 장면이다.

최근 국내에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상륙하면서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AR)이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같은 데이터 통신망을 상시 사용할 수 있으며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칩에 카메라와 움직임 센서도 있어 손 안의 컴퓨터나 다름없는 스마트폰이 바로 AR를 구현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AR는 스포츠대회에 응용될 여지가 많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는 이미 AR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조직위 김기현 정보기술팀장은 30일 KT, 쌍용정보통신과 함께 AR 서비스를 기획해 왔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스템 개발과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부문에 약 400억600억 원이 들 것으로 김 팀장은 예상했다.

조직위에서 구상하고 있는 AR 서비스는 선수단과 관람객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대회 전체의 종합적인 정보 시스템이다. 대회에서 구현할 AR 서비스의 단적인 예는 이렇다. 관람객이 대회 특정 종목의 입장권을 샀다고 하자. 이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폰 화면에는 입장권의 모습과 함께 경기가 몇 시에 시작하고 어떤 팀이 경기를 하는지 등 각종 정보가 함께 보인다.

입장권뿐만 아니다. 길거리에서 저 멀리 경기장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면 화면에는 경기장까지 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주변에 있는 식당의 메뉴는 무엇인지를 함께 보여줄 수 있다. 외국 선수들도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다니면 마치 자국에 있는 것처럼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게 된다.

초보적인 수준의 AR 기술은 지금도 스마트폰에서 가능하다. 아이폰의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중 라야(Layar)라는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의 GPS와 인터넷에 접속해 얻는 정보를 이용해 현재 사용자 주변 식당, 주유소 등의 위치, 전화번호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현재의 기술로는 아직 상용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가까운 장래에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들을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로 화면에 잡아 선수에 대한 각종 정보를 즉석에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 아시아경기 AR 시스템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KT의 강상원 전략사업담당 차장은 향후 몇 년 안에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AR 서비스가 스포츠 이벤트의 필수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