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양건 만난 사람은 임태희 납북자-식량지원 이견에 결렬

정부가 올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놓고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이끄는 비선()에 이어 통일부가 주도하는 당국간 라인을 가동해 북한과 접촉했던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요구를 양보하는 대신 평양 등 북측 지역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국군포로와 납북자 일부가 영구 귀환 또는 일시적으로 남측을 방문할 수 있도록 이명박 대통령이 함께 데리고 돌아오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최종 협상 과정에서 북측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올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으로 서울에 파견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당 통전부장 등을 통해 이르면 올해 안에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정부는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시절부터 대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임 장관을 통해 북측과 접촉하도록 했다. 임 장관은 서울에 온 조문단을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장관은 10월 중순 싱가포르에서 김 통전부장과 원동연 부부장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 등을 조율했으며 양측은 북핵 문제 논의와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해결 등 주요 의제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북측은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를 논의하는 방안에 동의했고 국군포로 및 납북자들이 남한을 방문하는 방안에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북측은 정상회담의 대가로 금강산 및 개성관광 재개와 남측의 대규모 식량 지원 등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