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EU FTA 효과는 년 5조4520억원

Posted October. 17, 2009 08:30,   

ENGLISH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하면 양측 교역액이 연간 47억 달러(약 5조452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식경제부는 16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주요 업종 대표가 참석한 제6차 FTA 산업포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수출이 특히 늘어날 분야는 디지털 가전제품, 섬유, 석유화학으로 전망됐다. 수입이 증가할 분야는 기계, 정밀화학 분야로 나타났다. 자동차는 10%에 달하는 EU의 높은 관세 때문에 FTA가 발효되면 수출에 유리할 것으로 보이나 현지 생산이 확대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출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한-EU FTA를 통한 수출 증가 규모가 한미 FTA에 상응할 정도로 클 것이라고 밝혔다. 허 차관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EU FTA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에 대해 공식적인 숫자는 내년 초에 발표할 생각이지만 상당히 큰 규모이며 한미 FTA에 상응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EU FTA에 가()서명이 이뤄진 1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KIET) 등 10개 국책연구기관 합동으로 EU와의 FTA 발효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연구결과는 내년 1분기(13월)로 예상되는 정식서명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보건의료와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피해도 예상된다. 16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보건의료와 화장품 분야에서 666개 품목(수입액 26억 달러)의 국내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 가운데 568개 품목(9억6400만 달러)이 즉시 관세가 철폐되며 74개 품목(12억4700만 달러)은 3년 이내에, 21개 품목(34억 달러)은 5년 이내에, 3개 품목(5300만 달러)은 7년 이내에 철폐된다.

85%의 품목 관세를 철폐하기까지는 3년 이상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이 기간 국내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산업의 경쟁력을 유럽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이 분야의 무역역조가 심해지면서 국내 관련 산업이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분야별 20072008년 수출입 현황을 보면 수출보다 수입이 의약품은 6배, 화장품은 26배, 의료기기는 2.5배가량 많다. 의약품 특허권과 관련해 한미 FTA에서는 허가와 특허를 연계하는 등 특허권 보장에 대한 규정이 강했지만 이번 한-EU FTA에서는 이 규정이 빠졌다.

한편 지경부는 한-EU FTA에 따른 수입 증가로 피해를 보는 기업에 50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상담 서비스와 융자를 제공한다. 지원 대상은 EU산 수입에 따라 매출액이 전년 매출액의 85% 이하로 떨어진 기업이다. 또 업종을 바꾸는 중소기업에는 모두 1175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