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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무한고통 나영이 가족 피해 지원금은 고작 1400만원

성폭행 무한고통 나영이 가족 피해 지원금은 고작 1400만원

Posted October. 02, 20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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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나영이 사건의 피해 아동인 S양(8)과 가족은 치유하기 쉽지 않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받게 되는 피해지원금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구조와 지원제도가 실질적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피해지원금은 1400만 원뿐

1일 법무부와 경기 안산시 등에 따르면 S양이 이 사건의 피해지원금으로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돈은 최대 1459만9000원이다. 이는 S양 가족이 앞으로 부담해야 할 정신적 물리적 치료비 등을 감안할 때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다.

법무부가 지원하는 안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해 12월 말 S양 가족에게 긴급 생계비 300만 원을 지원했다. 또 피해자지원 협력병원인 고려대 안산병원과 협의해 S양의 수술비와 입원비 800만 원을 600만 원으로 낮춰줬다.

또 안산시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운영하는 긴급의료비 지원제도를 통해 300만 원, 경기도가 운영하는 무한돌봄 의료비 제도를 통해 59만9000원 등 모두 359만9000원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안산시는 S양 가족이 개인보험금 등으로 4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알고 지원금을 돌려받으려 했다가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회수 결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범죄 피해자가 장애 판정을 받을 때 최대 600만 원의 피해구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4월 법령을 개정해 구조금을 최대 1000만 원으로 올렸지만 S양은 4월 이전에 범죄 피해를 봐 최고 등급의 장애 판정을 받아도 600만 원밖에 받지 못한다. 또 장애 판정을 받은 뒤에야 구조금을 신청할 수 있어 수개월이 지나서야 S양 가족이 이 돈을 치료비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이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시민이 S양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안산시는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S양을 돕기 위한 기탁금을 받기로 했다. 문의 전화는 031-481-2921. 또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도 S양을 후원하기 위한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다.

법무부 대책마련 고심 중

범죄 피해자 구조의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강력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범죄 예방 차원에서 아동 성폭행 사건에 대한 형량을 높이거나 전자발찌 부착, 신원공개 등 사후 대책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미 대부분의 대책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혜진예슬 납치살해사건이 발생한 뒤 미성년자 성폭력범죄에 대한 형량은 이미 크게 높아졌다. 국회는 지난해 6월 성폭력범죄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을 개정해 13세 미만의 여성을 강간한 사람에 대한 최저 형량을 징역 5년에서 7년으로 높였고, 유사강간행위에 대한 처벌도 징역 3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높였다.

13세 미만 아동 상대 성폭력범죄자에게 최장 10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하는 법안도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범죄자를 인터넷에서 열람할 수 있게 하는 제도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성년자 성폭력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높여 달라고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건의했다며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피해구조금을 늘리고 구조금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1일 S양 가족에게 소액의 상품권 등을 보내 위로했다.



최창봉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