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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조짐 한국경제 애그플레이션 비상

Posted August. 13, 200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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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 급등

국제 곡물가격이 요동침에 따라 곡물을 수입해서 만드는 가공식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원당을 써서 만드는 설탕의 올해 17월 평균 가격은 작년 17월에 비해 15.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밀을 재료로 하는 부침가루는 11.3% 올랐고, 대두가 주원료인 식용유는 16.3% 상승했다. 다른 제품의 상승률도 라면 4.3% 국수 7.1% 비스킷 26.1% 빵 7.7% 두부 4.7% 등으로 한국은행이 20072009년 연평균 물가상승률 목표치로 삼고 있는 2.53.5%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수입 원료를 이용한 가공식품뿐 아니라 국내 농산물 가격도 많이 올랐다. 올해 17월 쌀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상승했고 상추와 오이는 20%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곡물 가공식품과 농산물 가격이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으로 크게 높지 않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품목들이어서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주고 공산품 가격 상승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37개월 시차 두고 가격 상승

최근 곡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지난해 겨울 중국과 남미 국가가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올해 곡물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대체에너지 자원으로 각광받는 옥수수의 경작 면적이 늘면서 다른 곡물의 경작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카길이나 루이드레퓌스 등 세계적인 곡물 메이저들이 곡물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한 행보다.

특히 국제 곡물가격이 37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곡물가격 상승세가 연말 이후 가공식품 가격을 또 한 차례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소비자 가격은 원료 수입 후 가공 단계를 거쳐 몇 개월 뒤에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에 하락했던 국내 밀가루 값도 수입 밀 가격이 오를 경우 하반기에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식용유의 원료인 대두 가격이 국제 상품시장에서 30% 오르면 식용유 소비자가격은 약 7.4% 오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 등 판매가 공개할 것

농산물과 가공식품뿐 아니라 휘발유값, 교통비, 옷값 등 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생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L당 평균 16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가정용으로 주로 쓰는 프로판가스 가격은 7월보다 11.2% 인상됐다.

이뿐 아니라 서울의 택시 기본요금은 6월부터 500원 인상됐고 경기도 택시의 기본요금은 8월부터 400원 올랐다. 전기요금은 6월 27일부터 평균 3.9% 상승했으며 가스요금도 평균 7.9% 인상됐다.

항공요금은 9월부터 유류할증료가 부과됨에 따라 국제선의 경우 왕복 기준으로 최대 5만7000원 오른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3300원에서 4000원대로 상승한다.

생활 물가가 전방위로 오름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올해 안에 일부 가공식품과 공산품의 판매가격을 공개하고 공공요금의 원가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당장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면서도 원자재 가격과 공산품 가격이 오르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용 장원재 legman@donga.com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