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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보호 신청 확실 시장충격 촉각

Posted May. 25, 20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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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에 추가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자구책 제출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GM의 운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GM의 파산보호 신청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GM의 파산보호 신청이 세계 금융시장에 얼마나 충격을 줄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 정부는 GM에 부채탕감, 인건비 절감에 대한 노조의 양보, 브랜드 구조조정, 딜러 감축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책을 다음 달 1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GM은 부채탕감 및 경비 절감을 위해 채권단, 노조와 힘겨운 협상을 벌여왔다.

GM은 이미 노조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21일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퇴직자 의료보험 지원금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제공한다는 데 합의했고 22일에는 캐나다자동차노조(CAW)로부터 주당 임금 수준을 28% 삭감하는 데 합의한다는 양보를 받아냈다. 또 6000여 딜러 중 40%를 내년까지 정리하기로 하고 이미 1100개 딜러에 계약해지 방침을 통보했다. 폰티악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브랜드의 생산도 중단키로 했다.

이제 파산을 피할 마지막 관문은 26일을 시한으로 협상 중인 GM과 채권단과의 부채탕감 여부다. GM은 채권단에 총 270억 달러의 채무 가운데 약 90%인 240억 달러를 탕감하는 대신 새로운 GM의 지분 10%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현재로서는 채권단의 극적인 양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채권단이 GM의 제안에 100% 동의해 부채탕감 결정을 내리더라도 GM에 대해 파산보호를 신청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 이후 신속한 회생의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GM도 파산보호 신청이 더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C-SPAN과의 인터뷰에서 GM과 크라이슬러가 구조조정을 통해 군살을 더 뺀 경쟁력이 있는 회사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기대하는 대로 파산보호를 통한 GM의 구조조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미 의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공장 폐쇄와 인력 감축, 딜러 감축 등 GM의 구조조정 계획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상하원 의원들은 22일 미국 정부가 GM의 처리 방안에 대해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GM 구조조정 속도의 완급을 조절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신치영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