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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맞지만 공감 우리는 아니다 반발

Posted April. 15, 200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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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0개 대표 업종별 구조조정 방안이 14일 동아일보를 통해 공개되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업계 전문가와 기업들은 대체로 정부의 구조조정의 필요성과 방향에는 공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인위적 구조조정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장기적인 정책과제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해당 기업들의 반발 때문에 실현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일부 있었다.

국내 자동차 5개 회사 중 3, 4개 사로 줄여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자동차산업 재편 방안에 대해 자동차 전문가들은 규모가 곧 경쟁력인 자동차산업에서는 맞는 방향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연간 150만 대를 생산하는 미국의 크라이슬러도 독자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브랜드 가치와 효율성도 문제지만 규모 자체가 안 되는 회사는 생존이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정부가 시장 자율의 원칙을 제시했듯이 현 상황에선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많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는 노조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포함한 회사 측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규모와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쌍용차가 독자 브랜드로 생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내외 자동차회사가 인수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대규모 자동차회사들도 구조조정에 나선 시점이어서 쌍용차의 매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반드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은 반발했다. 김평종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본부장은 새롭게 떠오르는 중동 석유화학업계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이번 구조조정안의 방향은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훈 미래산업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방안처럼 구조조정 되지 않으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테레프탈산(TPA)산업의 구조조정 대상에 해당되는 A업체 관계자는 이번 안을 보면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 간 빅딜이 연상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이런 정책이 거론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기업이 서로 사업을 떼 주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회사 연구위원은 업계의 반발은 예상되지만 정부가 밝힌 내용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며 지금이 시기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데, 아이디어 보다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용우 김창덕 woogija@donga.com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