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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포에 휩싸인 시장, 냉정해질 필요 있다

[사설] 공포에 휩싸인 시장, 냉정해질 필요 있다

Posted October. 27, 200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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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로 어제 또 아시아 증시가 폭락했다. 코스피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지수 1000선이 3년4개월 만에 무너졌고 코스닥도 300선이 붕괴됐다.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증시도 폭락했다.

어제 서울증시는 한마디로 패닉(공황)상태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주식 매도공세를 계속하자 국내 투자자들도 투매에 가담하고 말았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4조5000억 원어치, 올해 중엔 1992년 증시개방 이후 최대인 34조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때마침 34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3.9%로 둔화하는 등 실물경기 침체를 확인해주는 통계가 발표되기는 했다. 그렇지만 이런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상태다. 또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계속 높아지자 외국 신용평가회사와 언론이 한국의 신용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한국이 아이슬란드나 파키스탄처럼 구제금융을 신청해야할 상황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금융질서를 좌우할 만큼 강대국도 아니고 개방경제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이번 같은 세계적 금융신용위기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충격이 지나치다.

정부는 우선 은행 자금난을 해소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외국에도 실상을 제대로 설명해 엉뚱하고 과장된 보고서가 시장을 뒤흔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처럼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시장 연착륙 방안을 내놓는 것도 시급하다. 경상수지 흑자 전환으로 환율이 안정되면 다음달 미국의 2500억 달러 구제금융 집행과 맞물려 외국인의 탈()한국도 진정될 수 있다.

금융계는 유동성을 공급받고도 시장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 은행이 부실하지 않은데도 돈이 돌지 않으면 금융계, 투자자, 국가가 모두 피해를 본다. 투자자들은 더 냉정해져야 한다. 정부 탓, 신뢰 탓으로 시장이 무너지면 모두 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