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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물경제 추락의 악순환 공포

Posted October. 25, 200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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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000선이 무너지면서 한국증시가 3년 3개월 전인 20005년 6월 수준으로 퇴보했다. 원-달러 환율과 채권 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다시 주저앉았다.

닛케이 평균주가도 9.6% 하락, 7649.08엔으로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지향적인 아시아 국가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로 한일 증시가 동시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정부 당국과 한국은행은 증권과 자산운용사에 사상 최대 규모인 2조 원의 긴급자금까지 풀고 불안심리 진화에 나섰다. 정부당국은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 3분기(1012월) 경제 성장률마저 3%대로 떨어져 자산 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실물 경제 침체가 빨라지고 다시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24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10.96포인트(10.57%) 폭락한 938.75에 마감돼 하루 만에 연중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2.27포인트(10.45%) 내린 276.68에 거래를 마쳐 하루 만에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20원 오른 1422.0원으로 장을 마쳤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한때 연 5.06%까지 치솟았다가 한국은행의 2조 원 자금 지원 소식으로 상승폭을 줄여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4.90%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한은은 증시가 폭락하고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사상 최대 규모인 만기 28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매매(RP) 방식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 2조 원을 공급했다. 만기를 감안하면 기관 투자자에게 50조 원의 자금을 푼 것과 같은 효과다.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 실물 경제는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실질 소득이 줄고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국내총생산(GDP)의 49.3%를 차지하는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기업 설비 투자가 떨어지게 된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2008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GDP는 2분기보다는 0.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성장했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2004년 3분기(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았고, 지난해 동기 대비로도 2005년 2분기(3.5%) 이후 최저치다.

소득지표인 실질 국민총소득(GDI)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교역 조건이 나빠져 2분기보다 3.0% 감소했다. 1998년 1분기(-8.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달 들어 주가가 폭락한 점을 본다면 내년부터 자산 가치 하락이 소비여력을 고갈시키는 마이너스 자산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다. 내년에는 3%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용 이태훈 parky@donga.com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