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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핵심인재1%불과 선진국의5분의1

Posted January. 19, 200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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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임직원 인사가 한창이다. 인사 해당자들은 고과 평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사 평가에 대비해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지각을 삼가거나 상사와 동료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세운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사 평가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직장인이 많다. 기업과 상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한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인사조직(HR) 관련 세계 최고의 컨설팅사()인 타워스페린은 18일 한국 기업의 인사 평가 능력이 글로벌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개발도상국 수준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타워스페린이 200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수집한 국내 대표기업 8곳과 해외 글로벌 기업 13곳의 성과관리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인사 평가 역량은 글로벌 선진 기업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워스페린은 미국에 본사를 둔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로,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과관리 능력, 선진 기업 70% 수준

타워스페린 한국법인은 18일 기업의 인사 평가 시스템과 역량을 측정하는 지표인 성과관리 인덱스 자료를 동아일보에 공개하고 선진 기업의 성과관리 시스템 및 역량 수준을 100점으로 할 경우 국내 대기업은 70점, 일반 기업은 55점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타워스페린은 2년에 걸쳐 대상 기업의 성과관리 내용과 방법, 주체, 기반 등 관련 데이터를 심층 분석했다.

박광서(사진) 타워스페린 한국대표는 이날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의 성과관리 능력은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사 평가의 신뢰가 무너지면 보상 승진 육성 등 인사관리의 다른 부분이 모두 무너진다고 말했다. 업적평가는 조직원 동기부여의 핵심이며, 추가적으로는 보상재원의 배분 및 핵심인재 판별 등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진적인 성과관리는 조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짓밟고 기업의 고성과 창출을 방해한다. 개도국 기업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같은 타워스페린의 발표는 그동안 있어 온 한국 기업 관리자들이 자신의 호오()에 따라 주관적 평가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지적을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글로벌 기업들처럼 평가자에 대한 교육을 늘리고, 주관성의 개입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타워스페린 측의 지적이다.

실제 IBM은 최상위 및 최하위 평가자에 대해서는 관리자 전원이 평가하고 동의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핵심 인력 안키우면 한국경제에 부메랑

타워스페린은 이번 발표에서 한국 기업의 미래 비즈니스를 이끌어 갈 핵심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도 비중 있게 지적했다. 타워스페린이 별도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선진 기업은 전체 조직원의 5%가 핵심 인력으로 채워져 있으나, 한국 기업은 핵심 인력의 비율이 1% 남짓이라는 것.

핵심 인력 부족은 한국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요소 중 하나로 이를 방치하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보다 더 큰 피해가 한국 경제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란 설명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김재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기업이 인력을 관리하는 데 그쳤으나 앞으로는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스스로 인재를 키우지 않고 경력사원 채용만 하다 보면 전체적인 인재 풀이 늘어나지 않아 기업 전체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박 대표도 기업 교육도 구태의연한 학교교육의 연장선에서 탈피해야 한다. 실무를 가르쳐야지 외부강사를 데려다 이론교육을 해 봐야 효과가 없다며 전쟁에 나가는 군인에게는 실전 훈련이 최고인 것과 같은 얘기다라고 비판했다.



문권모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