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데이비드 엘든 공동위원장이 향후 한국경제의 개방 및 외국인투자유치 방향과 관련해 두바이 모델을 잇따라 언급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엘든 위원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 진출한 금융기관에는 거의 0%에 가까운 세제() 혜택과 함께 독립적인 규제당국이 있다며 한국은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규제가 중복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사회 내부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개방경제를 표방하는 이명박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만든 이번 대선 결과는 한국인의 그런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엘든 위원장은 4일 입국 직후에도 중동 투자가들이 벌어들인 오일머니가 중국으로 가는 것에 대해 (한국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한국 시장도 두바이만큼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5일 엘든 위원장과의 조찬에서 지금까지의 해외 투자 유치활동 및 경험을 살려 많은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엘든 위원장은 다른 나라의 투자 유치 진행과정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에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바이의 4무() 시스템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두바이 모델을 종합하면 4무 시스템으로 요약된다.
외국인이 현지인의 지분 투자 없이도 100% 단독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했고,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금을 없앴으며, 본국 송금 제한 규정이 없고, 노동쟁의도 없다.
엘든 위원장이 2005년 서울시의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 회장을 맡던 시절 서울시 산업국장이었던 최령 SH공사 사장은 엘든 위원장이 SIBAC 회장을 맡던 시절 규제를 완화해 금융업의 진출입도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두바이가 노사분규를 원천적으로 금지한 점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프랑스 업체의 한국 하청업체가 부도나서 법률적으로 책임이 없는데도 노조원들이 프랑스에 원정까지 가서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청업체라 법률적인 책임이 없는데도 투자 유치 대국에 먹칠을 칠하는 셈이지요.(안충영 KOTRA 외국인 투자 유치 옴부즈맨)
본국 송금과 관련해서도 엘든 위원장은 삼성 LG 등이 다른 나라에서 투자해 이익금을 한국에 송금 못하면 좋은 이야기를 못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는 또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없애 IBM 등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70%를 유치하고 우수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
한국에 맞게 취사선택해야
외국인의 생활 여건을 개선해 한국이 외국인 투자를 반기고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원건설 두바이지사 이용구 부사장은 두바이는 미국 하버드병원과 존스홉킨스 병원을 유치하고, 국제 학교를 잇달아 짓고 관공서에서 영어를 사용해 외국인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엘든 위원장은 한국 상황이 두바이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은 천진난만한 생각이라면서 한국식 모델을 개발해야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두바이가 왕족국가인 점을 감안해 한국식 의견 수렴 과정을 개발하는 등 두바이의 외국인 투자정책을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