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 이룬 우승의 한을 올림픽에서 풀겠습니다.
한국국가대표팀 김경문(두산) 감독은 10월 말 SK와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 후 4연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뒤 국가대표 사령탑으로서의 포부를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현 두산)에 입단해 1991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타율 0.220에 6홈런 126타점이 전부다. 하지만 코치로 2001년 두산의 우승 주역이었고 올 시즌 팀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믿음의 야구로 고졸 신인 임태훈 등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한 덕분이다.
그런 그가 대표팀 감독으로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2일 일본에 3-4로 지면서 한 장이 걸린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사실상 일본에 내줬다.
그러나 김 감독은 3일 이번 예선에서 자력으로 올림픽 진출 티켓을 얻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대만에서 멕시코 캐나다 영국 등 8개국이 참가하는 2차 예선에서 3위 안에 들 자신이 있다. 올림픽 본선 메달도 노려볼 만하다.
그가 이처럼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올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종욱 고영민(두산) 등의 실력이 나날이 늘고 있기 때문.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 내년에는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김 감독은 내년 3월 대표팀을 국내파 위주로 꾸릴 것이라고 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최고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뿌린 SK 신인 투수 김광현 등을 보강할 계획이다. 내년 2차 예선에는 왼손 엄지 부상에서 완쾌되는 이승엽(요미우리)도 가세할 수 있다.
한국은 3일 약체 필리핀을 상대로 고영민의 2점 홈런 등 16안타를 몰아쳐 13-1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