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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신임 절대적 현정권 경제실세 부상

노대통령 신임 절대적 현정권 경제실세 부상

Posted September. 17, 200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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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추락한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휘둘렀던 권력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 아래 현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청와대로 옮긴 뒤는 물론 기획예산처 고위간부 시절부터 신 씨를 도와 줬고 이 과정에서 예산 배분의 왜곡이 있었다는 의혹도 적지 않다.

변 전 실장은 노무현 정권의 핵심 경제 실세()로 꼽힌다.

현 정부에서 신설된 대통령정책실장(장관급)은 아래에 경제정책수석, 사회정책수석, 혁신관리수석비서관, 경제보좌관 등을 두고 경제 및 사회분야를 총괄하는 막강한 자리다. 특히 변 전 실장은 정책실장으로 오기 직전 국가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냈기 때문에 더욱 파워가 강했다는 분석이 많다.

그는 현 정권에서 눈에 띄게 출세가도를 달렸다. 김대중 정부 말기 예산처 기획관리실장으로 있다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3월 예산처 차관으로 승진했고 2005년 1월에는 바로 장관으로 올라간 뒤 지난해 7월 정책실장으로 옮겨갔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 당국자는 변 전 실장처럼 내부 요직을 모두 거친 뒤 임명된 장관은 조직과 사람을 속속들이 알기 때문에 외부에서 온 장관과 비교할 때 부처 안에서 무게와 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 경제팀 수장()으로 불리는 경제부총리도 예산처 장관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고 특히 변 전 실장이 예산처 장관일 때는 이런 경향이 더 심했다는 말이 많다. 변 전 실장이 예산처 장관 시절 정부부처의 그림을 바꾸는 과정에서 가짜 박사 신 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의 특수한 위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변 전 실장은 현 정부에서 예산처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데도 역할이 컸다. 국가의 장기전략 보고서인 비전 2030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가 아니라 예산처에서 만들어진 것, 최근 몇 년간 예산처 조직 및 인원이 대폭 확대된 것, 예산처 출신 공무원들이 각종 인사 때마다 두각을 나타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그는 정책실장으로 옮긴 뒤 다른 경제관련 부처 및 공기업 인사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각종 인사 때마다 예산처 출신 관료와 함께 그의 동문인 부산고 및 고려대 출신 인사가 대거 기용된 것이 눈길을 끈다. 관가()에서는 변 전 실장이 영향력이 큰 위치에 있었고 노 대통령의 신임도 컸기 때문에 인사과정에서 적잖은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정책실장 및 예산처 장관 시절 현 정권의 경제노선에 이의를 제기하는 듯한 발언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비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7월 말에는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차기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하자 즉각 시대착오적인 정치적 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차지완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