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이치범 장관, 이해찬 캠프 직행 구설수

Posted September. 01, 2007 08:04,   

후임 장관은 6개월용 불과=현직 장관이 한 정당의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예비후보를 돕는다고 장관직을 사퇴한 전례는 거의 없다.

1992년 당시 최창윤 공보처 장관이 민자당 대통령후보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사퇴한 적이 있지만 이는 대통령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이었다. 더구나 최 장관은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었다.

이 장관의 행위를 두고 국가 운영을 위해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국무위원으로서 무책임한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훈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직 장관이 대선 캠프로 가는 것은 국정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김종인 민주당 의원도 대단히 비정상적이다고 비판했다.

환경부 후임 장관의 임기가 채 6개월도 되지 않게 된 점에도 이 장관이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 관계자는 솔직히 자신의 영달은 다 채웠다고 봐야 되는 것 아니냐며 후임 장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장관 될 때도, 그만둘 때도 이해찬 덕?=지난해 3월 이 장관이 환경부 장관에 내정됐을 때 코드인사 논란이 벌어졌다. 이 장관이 현 정부 탄생에 기여한 정부 산하단체 및 공기업 임원들 모임이었던 청맥회 회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 장관이 국회의원도 아닌 고양시장을 떨어진 이력으로 어떻게 환경부 장관까지 했겠느냐며 이 전 총리가 그렇게 도와줬기 때문에 이 장관이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8일 법무부 장관 등 일부 개각이 있을 때 이 장관은 대상이 아니었다는 이유를 들어 노 대통령이 긴급 투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전 총리의 지지율이 2%대에서 지지부진하자 노 대통령이 영양주사를 논 것 같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 측은 (이 장관이) 계속 고민했고 사의도 표명했는데 청와대에서 후임 결정 때문에 좀 미뤄진 걸로 안다고 말했다.

노심은 어디로=이 전 총리 측은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 것 아니냐고 했다. 노 대통령이 다른 주자들과 달리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거리를 두려고 하지 않는 이 전 총리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에 한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진영은 노심은 없다며 대응하고 나섰다.

한 전 총리 측은 이광재 의원이 우리에게 왔다고 노심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유 전 장관 진영 관계자도 노심은 이기는 편 우리 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신당 비노() 진영 관계자는 결국 자연스럽게 이해찬 몰아주기로 친노 진영이 결집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동용 조인직 mindy@donga.com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