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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범들 몸값 대신 정치적 요구

Posted May. 05, 200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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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무장단체에 납치된 대우건설 임직원들을 석방시키기 위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협상은 피랍 10시간 만인 3일 낮 12시(이하 현지 시간)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됐으며 4일 오전 2차 협상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피랍자들의 조기 석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협상 재개피랍자는 안전

1차 협상은 무장단체가 나이지리아 리버스 주()정부에 연락해 이뤄졌다. 리버스 주는 납치 사건이 발생한 아팜 지역이 속한 곳이다.

이번 협상은 3일 오전 11시 피랍된 하익환 부장이 대우건설 측에 휴대전화로 우리는 무사하다고 연락해 오면서 급물살을 탔다.

대우건설은 하 부장과의 통화를 계기로 무장단체가 협상 테이블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판단해 즉각 주정부에 관련 사실을 알렸고, 주정부는 무장단체의 소재를 파악해 협상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직접 협상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주정부를 통해 피랍자들의 안전 여부와 협상 진행 상황을 전달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주정부 대표단과 무장단체가 9시간 동안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현지 시간으로 4일 오전 협상을 재개했다며 피랍 근로자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고 협상 분위기도 좋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인질 협상의 특성상 무장단체의 성격과 요구조건이 명확히 공개되지는 않았다.

단, 납치범들은 몸값보다는 정치적 요구를 내건 것으로 알려졌고 나이지리아 최대 군벌()인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이 자신들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 지역에 영향력이 있는 정치 지도자 중 한 사람과 관련된 조직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우건설 공사 현장이 있는 나이지리아 남부 주민들은 중앙정부의 이 지역에 대한 자원 개발계획에 반대하며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조기 석방 가능한가

대우건설 측은 지난해 6월과 올해 1월 나이지리아 현장 근로자들이 납치됐을 때도 각각 2일, 3일 만에 풀려난 바 있어 이번에도 이른 시일 안에 피랍자들이 석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3차례의 납치 사건에 공통점이 많은 데다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조기 석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사건과 이번 피랍에는 공통점이 적지 않다.

1월에도 피랍자 중 한 명이 대우건설에 전화해 한국인들이 모두 안전하다고 알린 뒤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 또 대우건설이 현지에 구축해 놓은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납치범들의 행방을 사건 당일 확인했으며 주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동일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장단체가 몸값 대신 정치적 요구를 강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 측은 아직까지는 상황이 낙관적이며 피랍 임직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이달 중순 나이지리아에 건교관을 파견해 한국 근로자들의 안전 문제를 직접 챙기기로 했다. 초대 건교관에는 건설선진화본부의 이성해 연구개발총괄팀장(서기관)이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