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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눔이 행복한 사람들

Posted December. 02, 200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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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혼란 속에서 한 해의 끝자락을 본다. 집착과 욕심을 잠시 접고 더 힘겨운 이웃을 돌아볼 때다. 베풀고 나눈다는 것은 분배가 고르지 못한 사회의 응달에 햇빛을 비추는 것과 같다. 우리는 나눔으로써 더 행복해지고 더 풍요로워진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어제부터 이웃사랑 성금 모금에 들어갔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김밥 할머니들이 기부문화의 명맥을 이어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부에 인색하다. 아름다운 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부와 자원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사람이 응답자의 3분의 2쯤 되지만 1년 기부액은 가구당 평균 7만 원 수준이다. 미국은 10가구 중 9가구가 기부를 하며 기부액은 평균 620달러(약 60만 원)다. 소득 수준을 감안해도 우리나라는 아직 기부 선진국이 못 된다.

그래도 가슴 찡한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이 많다. 돈 대신 시간이나 재능을 제공하는 자원봉사자도 늘고 있다. 내 것이 넘쳐 나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갖지 못한 사람의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나누는 것이다. 구두 수선을 하며 번 돈의 1%를 기부하는 이창식 씨(본보 1일자 A1면 보도) 역시 그런 경우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가 최근 소개한 기부의 놀라운 진실들에 따르면 1달러의 기부는 19달러의 수익을 불러오며, 무형의 사회통합 기능까지 보탠 사회적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고 한다. 경제 측면만 봐도 기부는 훌륭한 투자인 셈이다. 나아가 기부는 빈부 격차와 사회 갈등을 누그러뜨리며 사회공동체의 건강성을 높여 주는 힘의 한 원천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받는 것을 못 가진 쪽의 당연한 권리쯤으로 여기고 주는 쪽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정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한 원인이겠지만, 요즘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베풀고 나누려는 사람이나 기업으로서는 나눔을 포기하고 싶어질 일이다. 기부자와 기부 행위에 대해 존경하고 감사하는 사회가 선진 사회다.

기부는 남을 기쁘게 하기에 앞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나눠 주니 행복했다는 이들의 얘기는 진실에 가득 찬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것이 바로 기부가 갖는 마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