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7조9000억 원이나 투입된 덕에 되살아났다. 우리금융지주회장의 연봉은 12억 원을 넘는다고 한다. 이밖에도 공적자금을 받아 쓴 금융기관들의 임직원 급여가 자력()으로 살아남은 은행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통 큰 금융기관들은 또 평가등급이 최하위인 직원에게도 중간등급의 성과급을 줬고, 휴직자에게도 성과급을 줬다. 은행 판 퍼주기 퍼먹기다.
공적자금을 줄여서 공자금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이들 밥솥 크고, 숟가락 큰 은행들의 임직원은 공자금을 공짜금()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한국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4개 국책은행의 청원경찰과 운전기사 평균연봉은 6300만 원과 67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경비와 운전업무를 아웃소싱한 신한은행, 하나은행, 금융감독원의 23배나 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 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위와 같은 내용이 어제 온라인 뉴스로 뜨자 네티즌들이 줄줄이 댓글을 달았다. 양심도 도덕도 없는 들이다. 국민들의 피를 짜서 만든 세금으로 겨우 살려놨더니 흥청망청?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은 극형에 처해야 한다. 너희가 인간이냐. 이 무슨 개 같은 세상이냐. 완전히 무법천지다. 어찌하다 나라 꼬락서니가 이렇게 됐나. 감독하는 정부기관들도 같은 도둑놈들이겠지. 노무현 정부 들어 썩어문드러진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네.
부실기업은 망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이 망하면 금융시스템이 무너져 국민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국민의 부담으로 공적자금을 만들어 살려줬다. 그런 은행 임직원은 공적자금을 완전히 다 갚을 때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정상이다. 공적자금 운용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공적자금을 쓴 금융기관에 대해 철저하게 경영점검을 해야 한다. 그 위에는 또 금융감독위원회와 재정경제부가 있고, 더 위에는 정부혁신을 외쳐대는 청와대가 있다.
허 승 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