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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아시아 통상 중심 부푼 꿈

Posted November. 14, 200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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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인구 30억 명의 거대 경제블록이 탄생할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까. 인구 30억 명은 한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인도, 중국의 인구를 합한 것이다. 아세안은 이미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으며 한국 및 인도와 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도는 일본과 중국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일본 견제 의도가 맞물려 한국-아세안-중국-인도를 잇는 경제블록의 꿈이 떠오르고 있는 것. 한-아세안 FTA는 이 축의 중심으로 이번 APEC에서 사실상 타결 여부가 결정된다. 양측의 FTA 협상이 타결되느냐에 따라 동아시아 경제 구도가 재편될 수도 있다.

인구 30억 명의 신흥 경제권의 꿈

새로운 경제블록의 중심에는 아세안이 있다. 동쪽으로 한국, 서쪽으로 인도, 북쪽으로 중국의 중심에 있는 위치를 활용해 이들 국가와의 FTA를 통해 동아시아 경제 허브가 되겠다는 게 아세안의 전략이다.

아세안은 이에 따라 올 7월 중국과 FTA를 발효시켰고, 인도와 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과는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끝내고 막바지 절충을 하고 있다.

인구 5억6900만 명을 배경으로 새 경제권의 중심축을 맡아 경제의 비약적 도약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핵심 3개국은 2000년부터 4년 동안 연평균 9.8%(GDP 기준)의 고성장을 계속했다.

중국은 일본을 견제하면서 동아시아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한국, 인도, 아세안을 묶는 데 적극적이다. 인도는 대국인 일본이나 중국보다 한국을 선호한다.

한국에는 절호의 기회

인구 10억 명의 거대 잠재시장 인도는 많은 나라의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계속 인도에 FTA 체결 추진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의 반응은 유보적이다.

반면 한국과는 FTA 추진을 위해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국가 규모나 경제력 등에서 한국을 FTA 체결에 적당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나 아세안도 비슷하다. 중국은 한중일 FTA를 제안했지만 일본을 지역패권의 경쟁상대로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고위당국자가 비공식으로 농산물 개방이 한중 FTA에 걸림돌이 된다면 한국이 빼고 싶은 품목은 다 빼줄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김영무() 지역교섭과장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저마다 자유무역의 파트너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며 동아시아 통상무대의 중심이 될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한-아세안 FTA가 실마리

한국과 아세안은 상품 자유화의 폭, 개방 예외품목의 범위를 놓고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다. 아세안은 개방 범위를 다소 줄이자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 공산품 수출 확대를 위해 전면적인 자유화를 요청한 상태다.

한국 정부 내에서도 전면 개방을 주장하는 산업자원부와 개방 폭을 줄이자는 농림부의 의견이 다르다.

이번 APEC 회의 기간 한-아세안 통상장관회의가 열리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양측 실무자들이 원산지 협상을 진행한다.

법무법인 율촌의 정영진() 통상전문변호사는 한-아세안 FTA는 다른 국가와 FTA를 맺기 위한 지렛대로서 한국 통상전략의 핵심이라며 이번 APEC 기간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우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