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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2만여 박스를 검사원 1명이 처리

Posted October. 27, 2005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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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꽃게 2000여 t을 수입했지만 검사에서 걸린 적은 한번도 없어요. 포장을 뜯었을 때 상한 냄새만 나지 않으면 검사를 통과하죠.(수입업자 K 씨)

25일 수입 수산물의 40%가 들어오는 부산 사하구 감천항. 수산물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대형 냉동창고로 줄지어 들어가고 있었다.

보세창고에 들어간 수산물은 약 4일간 국립수산물검역원의 검역, 세관 통관 등의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K 씨는 검사가 형식적이어서 불량 수산물을 가려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다. 수입이건 국내산이건, 농산물이건 수산물이건 안심하고 먹을 수 없다는 우려가 높다.

수입식품에서는 납 수단색소 표백제 말라카이트그린에 이어 기생충 알까지 검출됐다.

수입 김치의 52%가 들어오는 경기 평택항에는 이날 중국 김치를 실은 배 2척이 들어왔다.

경인지방식약청 평택수입식품검사소가 검사를 하고 시료를 채취해야 할 대상은 14건으로 모두 2만1000개 박스. 그러나 경기 남부 8곳에 흩어진 보세창고를 돌며 검사를 맡은 김치 담당 직원은 단 한 명이다.

부산 감천항도 사정은 비슷하다. 보세창고에서 금속탐지기로 납 검사를 하던 강민진 검사관에게 이날 하루 동안 배당된 수산물은 중국산 참조기 1만8400박스였다.

국립수산물검역원 부산지원은 1996년에 비해 검사 건수가 8배로 늘었지만 인력은 53명에서 44명으로 되레 줄었다. 4명이 근무하는 평택수입식품검사소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1년이 넘도록 직제에도 없는 임시조직으로 운영 중이다.

여기에 검사 기준도 늘 사후약방문식이어서 사전 검출은 거의 불가능하다.

평택수입식품검사소 관계자는 한 달에 2000건이 넘는 수입식품 중 1, 2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는데 수입김치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김치 검사는 냄새와 형태를 보는 검사와 방부제, 색소 검사 등 3개 항목만 실시했기 때문이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식품 수입 건수는 1998년에 비해 지난해 3배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산 식품 수입 물량은 같은 기간 약 5배로 급증했다.



김희경 이은우 susanna@donga.com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