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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선 무기판촉전 불꽃

Posted October. 22, 20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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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 참가한 24개국 225개 업체가 연간 4000억 달러(약 400조 원)에 이르는 항공기와 무기시장을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 튀는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것. 국제적인 무기판매 에이전트와 로비스트들도 에어쇼의 막후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공항의 활주로에 마련된 야외전시장. 22개 동으로 구성된 전시관 내 700개 부스에선 각 업체가 전투기 등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첨단 시뮬레이터와 홍보용 CD, 책자 등을 내세워 제품 선전에 여념이 없었다.

몇몇 부스에선 업체 관계자들이 방문객들과 심각한 표정으로 귓속말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외국의 국방 담당자나 방위산업체 관계자들인 듯했다. 첩보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음습한 이미지의 무기거래가 밀실이 아닌 광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미국 록히드마틴 사의 부스엔 F-35 JSF(Joint Strike Fighter) 전투기의 실물 모형이 한국에선 처음으로 선보였다. 미국이 내년 하반기 시험비행을 거쳐 육해공군의 각종 전투기를 대체할 예정인 차세대 모델이다. 기체의 꼬리날개가 눈길을 끈다. 선명하게 새겨진 태극마크와 ROKAF(한국 공군)라는 글자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F-35가 한국 공군이 추진하는 2차 차세대전투기(FX)사업의 후보 기종인 점을 감안한 홍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미국도 실전 배치하지 않은 최신예 전투기에 태극마크를 부착해 한국 측의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전술이다.

바로 옆에선 미 보잉사가 각국 취재진과 방산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신형 E-737 공중조기경보기(AWE&S)의 내부를 공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한국 조기경보기(EX) 사업에 뛰어든 보잉 측이 호주 공군에 인도한 조기경보기를 호주의 양해를 구해 에어쇼에 급파한 것.

보잉사 관계자는 연말 기종선정을 앞두고 이번 에어쇼를 승부처로 삼아 본사 임원진이 대거 참석했다고 말했다.

한국 공군의 FX사업은 5조6000억 원, EX사업은 2조1000억 원이 소요되는 만큼 한국을 겨냥한 판촉전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번에 KT-1 기본훈련기와 T-50 초음속훈련기를 출품하고 해외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동 및 중남미의 일부 국가가 한국산 훈련기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계약은 성사되지 않은 상태다.

일반인들은 22, 23일 이틀간 에어쇼를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해 서울지하철 8호선 모란역 부근에서 서울공항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서울에어쇼 2005 공동운영본부의 홈페이지(www.seoulairshow.com)에 구체적인 행사 내용이 나온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