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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도 디지털 변신

Posted September. 26, 200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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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과 영화가 변한다

영화 예고편 대신 게임 예고편도 나온다.

게임회사 웹젠은 26일 메가박스의 디지털 상영관을 빌려 새 게임 선(SUN)의 예고편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 예고편은 최근 개봉된 슈렉2나 마다가스카처럼 HD 기술로 제작된 2분 남짓한 컴퓨터 그래픽(CG)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예고편처럼 본 영화에 앞서 극장에서 상영될 계획이다.

이런 일은 필름을 걸어 상영하던 기존 영사기와 달리 PC용 동영상과 디지털 방송까지 재생하는 디지털 영사기 덕분에 가능해졌다.

영화 자체도 변한다.

최근 CJ CGV는 디지털 영사기가 갖춰진 용산, 강변, 구로 CGV에서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디지털판()을 상영했다. 아날로그 필름 영화를 모조리 컴퓨터로 다시 읽어 디지털로 재가공한 것.

디지털판 친절한 금자씨는 일반 필름판과 달리 영화 중반부터 색이 탈색되면서 후반부에는 완전한 흑백 영화로 상영된다.

비어있는 극장 활용

메가박스처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상영하면 평소 극장을 찾지 않던 고객을 끌어들여 극장이 비어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장영욱() 메가박스 영사실장은 세계청소년축구 중계의 성공으로 오후 11시 이후에도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내년 독일 월드컵 중계는 TV와 전광판에 빼앗겼던 관객을 극장으로 다시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GV를 운영하는 CJ엔터테인먼트는 친절한 금자씨 디지털판 상영을 통해 디지털 영화 제작 노하우를 얻었다.

디지털 영화는 필름에 화학 처리를 하거나 가위질로 영화를 편집할 필요가 없이 컴퓨터에서 제작이 모두 끝난다. 감독은 영화 제작이 쉬워지고 제작사는 필름 사용과 수작업이 줄어 제작비를 아낄 수 있다.

할리우드에선 이미 7개 메이저 영화제작사가 협의회를 만들고 단계적으로 영화 제작 및 유통 단계를 디지털로 바꾸고 있다. 국내 메이저 영화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도 이에 대응하는 셈이다.

디지털이 극장의 미래 좌우

통신기술도 변화의 축이다. 영화와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빠르고 간편하게 극장까지 전달하려면 첨단 통신기술이 필수이기 때문.

국내에선 위성 및 유선 초고속통신망 등 다양한 인프라를 확보한 KT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T는 영화 배급업체에서 디지털 데이터를 공급받아 초고속통신망으로 전국 극장에 전송하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통신업체가 영화 배급을 맡으면 단순히 영화 유통 비용이 줄어드는 것 외에 다른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미국 전역의 50개 극장에서 벌어진 즉흥연주 밴드 피시의 고별 공연이 대표적인 예. 이 공연은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50개 극장에 생중계됐으며 표를 구하지 못했거나 먼 곳에 사는 팬들도 극장의 화면과 실감나는 음향 설비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김상훈 sanhkim@donga.com